2017 무설자의 세 번째 중국 윈난성 여행기 -1,2일차
샹그릴라 진입 신고식
2017년 8월 23일, 중국 윈난성으로 5박7일 일정으로 여행을 출발하는 날이다.
오전11시에 노포동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버스편으로 모임 멤버 여덟 명이 인천국제공항으로 출발했다.
부산에서 쿤밍행 비행기를 타지 못해 인천공항까지 버스로 4시간 반을 가야 하는 건 너무 억울하다.
인천국제공항이 중부권을 커버한다면 남부권을 감당할 수 있는 제대로 된 국제공항이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지난해에 천혜의 국제공항 입지인 가덕도를 제안했음에도 이상한 정치논리로 기존 김해공항을 넓히는 것으로 결정되어 버렸으니 한심하고 안타까운 일이다.
정치꾼이 아니라서 정치논리 해법을 알 수 없지만 이 기막힐 결과에 대해 다시 또 투덜대며 금쪽 같은 첫날을 소진하며 인천으로 향했다.
쿤밍에 도착한 밤늦은 시간, 공항 근처 호텔에 눈을 감았다가 금방 몸을 일어키니 네시 반이다.
리쟝으로 가는 첫비행기를 타야하기에 호텔 프론트에서 배급 받은 마른 빵을 씹으며 다시 쿤밍 장수공항으로 향했다.
엿새 일정 중의 하루를 부산에서 쿤밍에 도착하는데 다 소진해 버리다니...에이비씨~~~~
2017년 8월 24일 오전, 리쟝공항 도착,
2015년여행 때도 쿤밍-리쟝-징홍의 일정으로 들렀기에 눈에 익은 공항이라 여유를 가지고 서성거릴 수 있었다.
백두산보다 더 높은 해발고도 2800미터에 도착하니 가슴이 벌렁벌렁 거리는데 우리가 누빌 샹그릴라는 4000이란다.
쿤밍 정도는 별로 의식되지 않았는데 리쟝부터 슬슬 고산병에 대한 우려가 시작된다.
쿤밍공항에서 새벽에 선채로 먹은 빵으로는 출출함을 달랠 수 없어, 아니 나시객잔까지 갈 에너지를 충전하기 위해 만두와 쌀국수로 윈난의 첫 식사를 했다.
만두도 맛있고 쌀국수도 다들 잘 먹는데 의외로 샹차이를 부담없이 먹는 멤버도 있다.
중국 여행에서 음식에 대한 부담은 당연히 향료에 대한 거부감이어서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일정내내 남모르게 힘 든 시간을 보내야 한다.
나는 샹차이 정도는 오케이~~~ ㅎㅎㅎ
장족이 사는 영역으로 들어왔음을 건축물에 표현되어 있는 처마끝 장식 디자인을 보면서 알게 된다.
이곳에서 빵차라고 부르는 소형밴으로 갈아타고 산 중턱에서 하차, 점심을 먹는 나시객잔을 거쳐 숙소인 차마객잔까지 5시간 가량 트래킹을 하게 된다.
가이드는 분명히 트래킹이라고 했는데...멤버들의 신발이 심상치 않다.
등산화처럼 보이는 신발보다 가벼운 운동화나 심지어 단화를 신은 사람이 더 많은데 앞으로 우짜꼬...?
트래킹이라고 하면 가벼운 경사길이나 평지를 산보하듯이 걷는 것을 말하는 것인줄로 알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었던 길이었다.
국어사전에 뜻을 찾아보니,
'trekking = 여행; 트레킹. 전문적인 등산 기술이나 지식 없이도 즐길 수 있는 산악 자연 답사 여행'이라고 나와 있으니 가이드가 한 얘기가 맞는데 단화를 신고 가는 길은 아니었다. ㅎ~~~
점심을 먹는 나시객잔까지는 8명 전원이 타박타박...헥헥거리기도 했지만 장강의 상류라고 하는 금사강을 내려다보며 걷는 길이니 기꺼이 마음을 내어 걸을만 했다.
샹그릴라 초입에서 만나는 길 건너편의 산은 옥룡설산이라 강과 산의 포스만으로도 걷는 길의 느낌은 충분히 여행의 기쁨을 만끽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해발고도를 생각하면 점심 자리인 나시객잔까지 걷는 것도 만만한 일은 아니었다.
나시객잔,
나시족을 위키백과에서 찾으니
나시족(중국어: 纳西族, 納西族, 영어: Nakhi, 납서족)은 중국 남방의 소수민족 중의 하나로 고대 강족의 한 가지이며, 모계 중심의 부족으로 일처다부제의 전통을 가지고 있었다. 나시족이라는 이름은 1954년에 정식으로 붙은 이름이며, 윈난 성 북부를 중심으로, 쓰촨 성 남부나 티베트 자치구 동부의 망캉 현에도 일부 분포한다. 민족 자치구역으로서는 지급시인 리장 시에 소속하는 옥룡 나시족 자치현이 있다.
나시족 주거의 특성이 가운데 마당을 중심으로 미음자로 네동의 집이 둘러싸고 있는데 우리나라 산사를 연상하게 하였다.
특히 마당을 막아주는 가옥이 산사의 강당과 유사하였다.
나시객잔에서 먹는 점심은 볶음밤이었는데 우리 입맛에 부담이 없이 다들 맛있게 먹었다.
이런 정도의 음식이라면 앞으로의 여행에서 먹는데 대한 걱정은 없을 것 같다.
배불리 먹으면 앞으로의 행군(?)에 지장이 있을 것이라고 했는데 다들 잘 먹고...본격적인 산악 트래킹 출발~~~
객잔을 나오니 말이 대기하고 있었다.
가이드의 말씀이 28밴드의 정상까지의 코스가 만만찮은 부담이 되면 말을 타고 오르는 것도 고려해 보라고 한다.
8명 중에서 4명이 손을 들어 말을 타기로 했는데 말을 타는 비용 150위안은 개인부담으로...
차마객잔으로 향하는 길을 알리는 이정표,
차마객잔이라고 한글로도 병기가 되어 있다.
차마는 차마고도에서 따 왔을 것인데 이 길도 아마 티벳의 라사까지 이르는 차마고도의 한 코스였으리라.
그렇찮아도 차마고도의 흔적을 알리는 기념표석이 서 있다.
한자 간자와 티벳문자가 병기되어 있어서 이곳도 에전에는 티벳 영토였음을 알게 하였다.
차마고도의 옛길을 따라 걷는 트래킹의 의미....
말을 타고 오는 멤버는 천천히 출발하고 도보로 가기로 한 사람들은 먼저 길을 나섰다.
가이드께서 28밴드의 오르막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하며 겁을 준다.
등산을 한 기억이 가물거리는데 제대로 오를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서지만 걸어보자....ㅋ
가이드까지 포함해서 다섯 명은 정상을 향해 천천히 걸어가는데 처지는 사람은 나 혼자이다.
일흔을 바라보는 맏형님도 선두를 놓치지 않고 잘 걸으시는데 헥헥대며 따라 붙인다고 낑낑거리는 내 모습이 안스럽다.
태산이 높다하되 하늘 아래 뫼이라지만 태산은 1133미터 밖에 안 되니 이 산행은 그야말로 장난이 아니다.
말은 사람을 태우고도 씩씩하게 잘 걸어 올라오고 있을까?
그건 아니올씨다...말도 몇 발자국 딛고는 호흡을 가다듬고 오르기를 거부하면 마부가 엉덩이를 치는 판국이다.
말을 타고 오던 아우는 애처러워서 더 타질 못해서 중간에 내려서 말과 같이 걸어 왔다고 하니 장난이 아닌 트래킹 코스이다.
단화를 신은 형님도 선두를 놓치지 않고 잘 걸어 오르시니...체력은 내가 졸이다. ㅎ
옥룡설산을 바라보고 호도협으로 흐르는 금사강을 내려다보며 걷는 풍치는 가히 환상적이라 할 것이다.
해발 3000미터에 육박하는 고산지대를 오르는 기백, 헥헥거리고 낑낑대며 걷지만 어깨를 으쓱일만 하다.
낙원이라는 샹그릴라는 저 옥룡설산의 품 안에 꼭꼭, 아니 살포시 숨어 있을 것이다.
드디어 28밴드를 올라 내리막길로 향하는 고개의 정상에 섰다.
옥룡설산과 마주 선 이 환희, 뿌듯하게 밀려드는 기쁨~~~~
태산보다 더 높은 고지도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리 없다는 만고의 진리를 얻었다. ㅎㅎㅎ
내려가는 길도 만만한 코스는 아니다.
한참을 걷고 걷고 또 걸어서 차마객잔이 보이는 길모퉁이에 섰다.
차마고도의 옛길을 따라 걸어 객잔의 이름도 '차마객잔' 고단했던 이틀의 여정을 풀어놓을 자리에 온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특히 친절하다는 차마객잔,
객잔의 쥔장과 우리 가이드 김경택씨와 호형호제하는 사이라고 한다.
가이드 분의 기술지도로 김치까지 담궈서 우리나라 사람들을 편하게 해준다.
저녁자리 말미에는 휴가 때마다 며칠씩 머물고 간다는 우리나라 여성분이 함께 했다.
국악과 트로트가 어우러지는 젓가락 장단의 한 마당이 짧게 30분으로 여독을 풀었다.
좋~~~다 좋아~~~~ 여기는 샹그릴라 진입 신고식을 마친 차마고도 객잔입니다.
내일은 호도협을 거쳐 샹그릴라로 들어갑니다.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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