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중국윈난(운남)성여행기

비 오는 날은 공일(空日)/지묵당(운보연)을 찾아가는 운남 여행 8일의 이야기-5일차

무설자 2015. 3. 8.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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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묵당(운보연)을 찾아가는 운남 여행 8일의 이야기-5일차

비 오는 날은 공일(空日)



오늘은 일정에 없는 '비 오는 날의 휴식'입니다.

어제 조금씩 내리더니 저녁무렵에 잠시 그쳤다가 축제가 끝나자마자 다시 시작했던  그 비입니다.

여행 중에 비가 내리면 공일(空日)이 될 수 있는 건 패키지 여행이 아니기에 가능하지요.


푹 쉰 하루, 5일 차 일정의 이야기입니다.




여드레 중의 하루를 정해진 일정을 취소하고 그냥 쉬어 보기로 합니다.

원래 일정은 차산을 가기로 한 날이지만 오늘 같이 비 오는 날은 비포장 도로로 차량이 이동할 수가 없습니다.

비가 오니 조용한 마을에 빗소리만 들리니 적막할 정도라 이렇게 고요한 하루를 오랜만에 맞는가 싶습니다.


차 마실 사람은 차를 마시고 동네를 산책하는 이는 그렇게 합니다.

오후에는 징홍으로 넘어가서 내일 한중차회 준비를 점검하기로 했습니다.

천천히 흐르는 오전을 즐기고 징홍으로 가는 길에 있는 소수민족 음식점에서 점심을 먹는다고 합니다.



아침은 호텔조찬뷔페에서 먹지만 점심 저녁은 거의 이런 정찬으로 먹습니다

먹어도 먹어도 비워지지 않는 접시의 음식, 이 곳의 식사자리는 맛있게 먹을수록 일어서기가 아쉽습니다

이곳의 손님 접대 자리는 접시에 음식이 비면 결례라고 하더군요 ㅎㅎㅎ


바람의꿈님이 이번 여행을 중국의 관습에 맞춘 최고의 예우로 전 일정을 준비해 주셔서 부담스럽게 보내고 있습니다.

5성급 호텔에서 편안하게 자고 운남소수민족들의 음식으로 맛있게 먹고 마시면서 잊지 못할 중국 여행을 만끽합니다.

여드레를 온전히 비워서 온 여행이 아니라서 몸은 이곳에 있으나 마음은 한국과 중국을 오가고 있는 제가...ㅋㅋㅋ 

 


점심을 맛나게 먹고 있는데 네 명의 공연단이 우리 방으로 들이 닥쳤습니다.

어...우리가 부른 게 아닌데?하고 의아해 하니까 식당에서 소수민족의 민속 공연을 간단히 한다고 합니다.

입과 코와 귀까지 소수민족의 분위기에 잠시 취하게 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제 징홍에서 이틀 머무르기 위해 호텔에 짐을 풀기 위해 갑니다.



징홍에서 이틀간 머물렀던 호텔인데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지요?

맹해에서 묵고 있는 호텔은 규모는 크지만 급조한 분위기인데 이 호텔은 품격이 다릅니다.

태족 문양을 메인프론트의 벽을 치장한 디자인이 로비 전체에 강한 인상을 전해 줍니다.


다시 내일 한중 다회를 가질 지묵당투자유한회사 회소 차실을 방문합니다.



닷새 째 같이 하는 여덟 명 여행단의 멤버들,

서로 익숙한 분들도 있지만 차를 마시는 배우자를 따라 온 분들은 이번 여행이 편치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표정처럼 차를 마시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여행에 익숙해지고 있나 봅니다.


내일 한중 차회의 준비를 점검하고 차를 마시며 담소하다보니 어느덧 저녁시간이 되었습니다.

징홍에서는 이름난 태족 음식 식당으로 간다고 합니다.

 


징홍에서 먹는 태족 전문 식당의 음식은 간소한 듯하나 담백한 맛이 제 입맛에는 아주 맞았습니다.

닷새 째가 되다보니 우리 입맛에 맞는 칼칼게 매운 국물이 생각났습니다.

그렇지만 매끼니마다 즐기는 소수민족의 음식의 맛은 운남여행의 흥미가 점점 더 할 수 있었습니다.


식사를 시작하자 곧 징홍 회소의 식구들이 합류를 했습니다.


피울님 사진




피울님 사진

중국에서 차는 전통차라고 부르지 않는 이 시대의 음료입니다.

차를 누구나 마시며 차 없는 생활은 생각할 수 없지요.

20대 젊은이들이 차와 관련된 일을 하는 모습을 보며 우리나라의 커피를 떠올렸습니다.


밥을 먹는 자리에는 늘 빠이주(白酒)가 반주로 따라 나옵니다.

기름진 음식을 먹으면서 50도나 되는 독한 술이지만 빠이주를 함께 마시면 속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아무리 사람아 많아도 둥글게 앉아 서로 얼굴을 마주 보면서 건배를 하다보면 술자리를 따로 하지 않고 취기를 함께 나눌 수 있더군요.


여행 자리내내 새벽 술자리는 따로 했었지만 저녁 자리에서 몇 시간이고 음식과 술을 함께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원탁이 주는 원만하고 느긋한 분위기는 중국 사람들의 실사구시(實事求是)를 생각하게 했습니다.

차려진 음식에 멀고 가까움이 없으며 마주 앉을 뿐 위아랫 자리의 구분이 따로 없어 보이니 우리의 식탁과는 좀 다르죠?


피울님 사진


5일 차 일정은 이렇게 느긋하게 쉬고 먹고 웃고 떠들며 보냈습니다.





무 설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