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다연회

다연회 2015년 6월 다회 후기-마음을 비우고 차를 마시니

무설자 2015. 6. 16.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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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연회 2015년 6월 다회 후기

마음을 비우고 차를 마시니

-통도사 사명암-

 

다연회 유월 다회는 처음으로 집 밖에서 가지게 되었습니다.

오래전에 경주에서 다회를 준비했다가 여러 사정으로 취소가 된 후로 엄두를 내지 못했지요.

이번 다회 장소인 통도사 사명암은 청원님이 애쓰셔서 장소가 섭외가 되어 노고에 머리를 숙입니다.

 

토요일이라서 다우들의 참석 여부를 걱정했는데 스무 분이 넘게 함께 하는 성원이 있었습니다.

포항에서 오랜만에 클로버님도 지인들과 함께 참석해주셔서 반가운 자리가 되었습니다.

날씨가 쨍했으면 더 좋았겠지만 구름이 가득한 하늘에 영축산의 운무가 신비스러움을 더해 주었습니다.

 

 

이번 다회 장소를 주관했던 청원님의 기획에 의해 문화해설사로부터 통도사에 대해 공부를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저와 동승한 분들은 살짝 빠져서 극락암을 다녀오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영축산의 산마루가 운무에 어렴풋하게 보여서 영산의 기운을 느끼는듯 했습니다.

 

 

극락암의 연뭇을 건너는 무지개 다리입니다.

수련이 피기 시작하는 연못은 극락으로 넘어가는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건너는 다리이기보다 상징적인 조형물에 가깝지만 ... ㅎㅎㅎ

 

 

영월루(映月樓)와 작은 대문, 법당이 암자의 격에 맞는 극락암의 옛모습을 짐작케 합니다.

법당 좌우로 지은 웅장한 당우들이 사격을 키웠다기보다 허세를 부리는 것 같아서 괜히 씁쓸하기도 합니다.

부처님의 모신 전각은 상징성을 가져야겠지만 선방은 조촐한 모양새를 가져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법당에 기도권선문이 붙고 종무소에 신도를 불러들이려 기다리는 분들이 경봉 스님의 가르침을 잇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수행도량다운 면모...극락암이 신도를 부르기 위해 허세를 부리는 큰 절이기보다 수행도량으로 중창이 되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다회 후기에 이런 말을 하는 건 좀 그렇지만...

 

다회를 하기로 한 사명암으로 향합니다.

1975년부터 통도사를 다니기 시작했지만 사명암은 처음입니다.

 

 

사명대사께서 주석하셨던 절이었으니 처음에는 조촐한 암자였겠지만 지금은 궁궐같은 분위기입니다.

좌우에 정자를 두었는데 극락보전을 중심으로 좌측에는 일승대, 우측에는 월명대입니다.

일승대는 규모가 큰 육각정인데 스님들의 휴게공간으로 쓰여지고 있습니다.

 

 

극락보전 오른쪽에 있는 월명대는 열린 누구나 머물 수 있는 정자입니다.

규모가 일승대보다 적고 사각정인데 사성재를 상징하고 육각정은 육바라밀...팔각정은 팔정도?

연못 위에 정자가 서 있으나 높은 초석이 받치고 있어 웅장합니다.

 

 

 

일승대의 내부 모습입니다.

동원 스님의 차실로 쓰고 있는듯 차를 마시는 가구와 다구들이 갖춰져 있습니다.

우리가 여기서 다회를 하게 될까요?

 

 

 

 

 

동원 스님을 뵙고 인사를 드리면서 불법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조금만 짧게 이야기를 들었으면 좋았을텐데 우리가 차를 마실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었습니다.

인생사를 제대로 풀기 위해서는 불법 공부가 제일이다...이런 말씀이었습니다.

 

 

영축산에 운무가 깔려 신령스런 기운이 가득합니다.

차를 마시기 전에 이미 마음에 산의 기운이 들어 차니 영축산의 찻자리는 진행되고 있습니다.

차를 마셔 마음을 닦아내지만 이 곳에는 마음을 비워내고 그 자리에 차를 채웁니다

 

 

 

 

일승대에서 차를 마시면 좋았겠다는 바람을 뒤로 하고 큰방에 찻자리를 폈습니다.

아마도 일승대는 동원 스님의 개인 차실이었던가 봅니다.

일승대는 찾아온 손님의 자리가 되고...ㅋ

 

사명암의 찻자리를 기대하며 좋은 차를 바리바리 싸들고 왔건만 차를 마실 시간은 1시간 남짓이어서 마음이 급합니다.

80년대 홍인 산차와 문혁전 숙차를 마시고 팽주를 맡아 주신 다암님의 노차를 마시고 나니 이미 저녁공양 시간이 5시가 되었습니다.

아쉽지만 마시지 못한 차는 7월 다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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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명암 저녁공양은 공양주 보살의 손맛을 찬탄해야 할 정도로 아주 맛있었습니다.

다식으로 먹은 떡으로 반은 채운 배지만 접시를 가득채운 밥이 꿀맛입니다.

차는 아직 고프지만 마음과 배는 그득한 다회였습니다  

 

우리 여성다우님들이 익숙한 모션으로 설겆이도 쓱싹~~하니 금방 끝입니다 ㅎㅎㅎ

 

 

 

아쉬움이 남는 7월 다회 찻자리였지만 처음으로 가진 야외 다회는 오래 인상이 남을 것입니다.

장소를 섭외하느라 애 쓰신 청원님과 별꽃님께 박수~~~, 팽주를 맡아서 좋은 차를 우려주신 다암님 늘 고맙습니다.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참석해 주신 다우님들 고맙습니다.

 

7월 다회는 부민동 에피소드인커피 차실에서 가지도록 하겠습니다.

 

 

무 설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