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에세이 차 시음기

'09 맹고춘첨 시음기-생차를 수장해서 십년 정도 지나면

무설자 2014. 1. 4.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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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설자의 에세이 차 시음기

생차를 수장해서 10년 정도 지나면

-다우 나눔차 '09 맹고 춘첨 시음기


 

 

 

 

새해가 밝으면 세배 드리듯 찾는 통도사 극락암,

제 계사이신 경봉 스님이 쓰신 '茶'자가 표지에 있는 달력을 얻었습니다.

비록 달력에 인쇄된 글씨지만 패기가 충만한 기운을 받고자 액자에 넣어 제 방의 한쪽에 걸어두려고 합니다.

 

친히 쓰신 글씨를 소장해서 걸어두면 더 좋겠지만 제가 좋아서 늘 보고자 하는 것이니 무슨 차이가 있겠습니까?

보이차 또한 그러할 것입니다.

남들이 부러워 할 진년차나 값비싼 이름을 드러내는 차를 소장하지 않더라도

이렇게 나눔을 통해 마시면 제 차나 마찬가지지요 ㅎㅎㅎ

 

새해를 맞이하여 지난해 끝에 진년이님이 나눔해 주신 차로 말끝을 잡아 차 이야기를 써 보려고 합니다

제가 지금도 숙차를 좋아하지만 요즘은 숙차 대비 생차를 마시는 비중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생차는 20년은 지나야 마실 수 있다는 고정관념을 깨면서 폭 넓은 보이차 마시기를 하고 있는 셈입니다

 

숙차를 좋아하느냐 생차를 즐기느냐는 오로지 선택의 문제입니다

그 선택의 기준에 차를 받아들이는 몸반응이 있을 수도 있고 향이나 입맛의 차이에 의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저의 경우는 생차는 오래 되어야 마실 수 있다는 그릇된 견해로 숙차만 편애를 해 온 셈입니다.

 

그래서 생차 마시기는 근래부터 시작하는 흥미로운 차생활인 셈입니다

온라인 다우가 나눔해서 보내온 '09 맹고 춘첨,

어떤 향미가 있을까요? 


 

이렇게 정성이 가득한 포장으로 보내 주셨네요.

이 차를 보내준 다우는 소장한 차의 양이 꽤 되는 것으로 들었는데 차사랑도 그만큼이라 느낍니다

일단 마음에서 전해지는 정성을 받습니다

 

 

지금 차를 마시는 자리는 사무실의 제방입니다

건축설계를 하는 제 작업공간이기도 하지만 음악을 들으면서 차를 마시는 자리이기도 하지요

클라이언트가 오시든 지인이 오든 이 자리에 앉으면 차부터 마시게 됩니다


 

 

 보내주신 양의 반을 덜어서 마셔 보려고 합니다

자사호보다는 개완을 써서 우려 마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기도 편하지만 과정을 보기도 좋고 뒷처리하기도 간편하지요

 

2009년 맹고 춘첨,

일단 4년 된 생차지만 마시기에 큰 부담이 없습니다.

초탕은 춘첨이라는 이름처럼 봄차의 부드러운 향미가 은근해서 입안에 녹듯이 담깁니다

 

세번째 탕부터는 쓴맛이 단맛을 감싸기는 하지만 회감이 돌면서 쌉스레한 게 좋네요

생차를 즐기는 분이라면 이맛 때문에 이 차를 좋아하겠습니다

고수차를 주로 마시는 저의 생차 마시기에서는 입안에 꽉차는 무게감이 좀 떨어지기는 하지만...ㅎㅎㅎ

 

 

 

엽저를 보니 슬슬 갈색으로 변하는 중이라 10년 정도 나이를 먹으면 이 차를 맛있게 마실 수 있겠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생차를 보관하면서 즐기기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느끼는 중입니다

요즘 즐기는 생차가 10년에서 15년 정도되었는데 아주 맛있게 마시고 있습니다
 

 

이제부터는 여러 탕을 뽑아서 머그컵에 담아 마시면서 글을 쓰고 있습니다.

'09 맹고춘첨, 좋~~~습니다

혹시 소장하고 있으신 분은 한 5년만 기다리면 즐길 수 있으시겠는 걸요 ㅎㅎㅎ

 

 

무 설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