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이야기/행복한 삶을 담는 집 이야기

식구로 살아가야만 행복이 깃 드는 집 - 무설자의 행복한 삶을 위한 집 이야기 프롤로그

무설자 2013. 12. 27.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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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설자의 행복한 삶을 위한 집 이야기 프롤로그

식구로 살아가야만 행복이 깃 드는 집

 

지금은 살면서 필요한 것은 거의 다 돈을 지불하고 구입해서 쓰고 있다. 기본 생활에 필요한 의식주, 옷은 물론이고 밥까지도 사 먹는 게 요즘이다. 집은 가족의 행복이 우선이 아니라 투자 가치에 초점을 맞추니 돈이 삶의 기준이며 목표가 되어 버렸다.

 

돈이 많아야 더 좋은 것을 살 수 있으니 대학의 전공학과도 돈이 되지 않으면 지원자가 적어 없어지고 만다. 명품이라는 브랜드는 경기를 타지 않고, 초고층 아파트는 부를 축적하는 수단으로 여기는 것이 당연하게 되었다. 돈을 들여서 먹고, 입고, 잠을 자면 행복할 수 있다고 여기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고 하면 먹혀 들어갈까 싶다. 돈이면 행복까지도 살 수 있다고 여기지만 과연 그럴까?

 

누구나 삶의 목표는 행복이라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행복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구체적으로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돈이 곧 행복이 될 수 없는데도 돈만 쫓고 있으니 목적지도 모르고 갈 길만 재촉하는 듯하다.

 

행복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은 아마도 돈으로는 살 수 없다고 딱 잘라서 얘기하지 않을까 싶다. 성현들의 말씀은 행복은 삶의 기본이 되는 먹고 입고 머무르는 일상에서 얻을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먹고 입고 머무는 행위인 의식주의 수단을 만드는 것을 짓는다고 표현했다.

 

그러고 보니 짓는다는 말은 정성을 들여서 만드는 것에 한정해서 쓰고 있다. 밥을 짓고, 옷을 짓고, 집을 지으며 또 약을 짓고 글을 짓는다. 잘 지어서 써야만 삶이 행복해지지 않을까 싶다.

 

그럼에도 우리의 일상이 언제부터인지 옷을 지어서 입지 않게 되었고 밥도 어떤 집은 하루에 한 끼도 지어서 먹지 않는다. 집도 만들어서 파는 아파트를 사서 살지 않는가?. 정성이 들어가지 않은 것을 먹고, 입고, 머물게 되면서 우리는 행복한 삶에서 점점 더 멀어지게 된 것이 아닐까?

 

이렇게 정성을 들여 짓지 않고 편하게 사서 쓰게 되는 폐해가 우리 삶을 어떻게 바꾸어 놓았을까? 식구들은 집에 일찍 들어오지 않고 밖으로 나돌게 된 건 우리가 아파트에서 살게 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식구란 집에서 같이 밥을 먹는 사람들인데 그 기본이 깨어지다보니 가족은 있지만 더 이상 식구는 아닌 게 되고 말았다.

 

우리집에 사는 사람들이 식구가 아니라면 어떤 사이일까? 한집에 살긴 하지만 각자의 방에서 잠만 자는 사이가 되어 버렸다. 각자 잠을 자야하는 시간에 맞춰서 제 방으로 들어가고 아침이 되면 나가는 시간에 집을 나간다.

 

얼굴을 마주 해야 이런저런 얘길 나눌 텐데 각자 들어오는 시간이 다르고 나가는 시간이 제각각이니 언제 만날 수 있을까? 이러다보니 한집에 사는 것도 불편한지 아이들도 대학생이 되면 탈출을 시도한다. 아이들은 부모의 품을 떠나 학교 앞에 원룸이라는 방만 있는 건물로 도망가듯 뛰쳐나가고 만다.

 

밥을 지어서 먹으면 하루가 행복하고, 옷을 지어서 입으면 한 철이 행복하다. 집다운 집에 살며 식구로 살아갈 수 있으면 평생이 행복할 수 있을 것이다. 식구로서 마주 보고 밥을 함께 먹는 집에 사는 사람은 일이 마쳐지는 대로 서둘러 집으로 돌아간다. 집에서 식구로 살아가기, 누구라도 행복하게 살기 위한 가장 중요한 조건이지 않을까?

 

사람을 불러들이는 집, 양 감물리 호연정 -2013 김정관 도반건축사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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