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이야기/행복한 삶을 담는 집 이야기

애인 같은 집, 배우자 같은 집-무설자의 행복한 삶을 위한 집 이야기 3

무설자 2014. 7. 2.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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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설자의 행복한 삶을 위한 집 이야기 3

   애인 같은 집, 배우자 같은 집       

                                                                                                                      

 

 우리 식구들이 행복하게 살 단독주택을 애인과 배우자에 비유해서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연애 상대로 사귀는 애인과 평생을 한 집에서 사는 배우자는 분명 그 선택의 기준이 다를 것이다. 결혼을 전제로 만나는 사람과 연애만 하겠다는 사람을 바라보는 성향이 같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애인은 아무래도 속마음보다 겉모습에 치중해서 찾게 될 것이다. 연인 관계가 시작될 때야 매일이다시피 만난다고 하지만 잠깐 시간을 같이 할 뿐이니 깊은 속내를 알 필요는 없지 않을까 싶다. 그러니 내 애인은 이렇게 멋진 사람이라며 남에게 자랑할 겉모습을 중요하게 여기게 된다.

 

 하지만 배우자의 선택은 분명 애인과는 달라야 한다. 연인 시절에는 한시라도 떨어지면 못 살 듯이 하다가 결혼을 하고 나면 안 보고 살면 좋겠다며 싸우기 일쑤가 아닌가? 그러니 배우자는 겉모습은 둘째로 치고 마음이 고와야 한다는데 공감한다.  

마음이 고와야 여자지 얼굴만 예쁘다고 여자냐?

   

 그래서 남자들은 자신의 아내가 낮에는 '요조숙녀', 밤에는 '요부'인 여자가 제일이라고 수군거린다. 가끔 만나는 애인이야 성격이 좀 별나도 외모만 빼어나면 그만이지만 한 지붕 아래에 사는 배우자는 마음이 맞지 않으면 어떻게 살 수 있겠는가? 부부는 오로지 서로 배려하고 희생할 수 있는 사이 라야 만 함께 살 수 있으니.     

 

 그럼 애인 같은 집과 배우자 같은 집의 차이를 생각해 보자. 한 마디로 말하면 쓰임새보다 외관에 치중해서 지었으면 애인 같은 집이라 하겠고 모양새보다 쓰기에 만족하도록 애써 지은 집은 배우자 같다고 하면 어떨까? 필요할 때 잠시 머무는 펜션이나 호텔은 애인 같이 지어야 인기가 좋겠고 주택은 당연히 배우자처럼 지어야만 만족스럽게 살 수 있을 것이다.      

 

 배우자 같은 집은 우리 식구들의 생활에 필요한 쓰임새에서 만족할 수 있어야 하는 게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밖에서 보이는 모양새야 품격이 있으면 그만이지 남의 이목에 크게 신경 쓸  건 아니지 않을까 싶다. '우리집' 만의 특별한 공간 분위기와 함께 외관에서 고상한 기품을 드러낼 수 있으면 금상첨화라고 할 수 있겠다.

우리집은 속이 꽉 찬 배우자로 지어야지 겉만 번지르한 애인으로 지으면 되겠는가? 

     

 펜션이나 호텔은 애인 같은 집으로 지어야 하는데 남의 눈길을 끌 수 있도록 화려하고 이색적으로 지어야만 손님이 줄지어 들게 될 것이다. 내일을 기약할 필요가 없이 하루 이틀만 즐기다 가면 그만이니까. 사진을 찍어서 자랑하는 애인처럼 카메라를 들이댈 곳이 많아야 애인 같은 집으로 합격점을 줄 수 있다.  

   

 단독주택을 설계하는 과정에는 건축주와 건축사가 집을 바라보는 견해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디자인에 대한 열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건축사는 외관이 돋보이는 애인 같은 집으로 설계하려고 할 것이다. 건축사의 디자인에 대한 열정에 제동을 걸어 배우자 같은 집으로 지을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 그게 바로 우리 식구 살고 싶은 집에 대한 생각을 꼼꼼히 정리한 메모라고 할 수 있다. 

    

  '우리집'에 대한 간절한 바람을 담은 건축주의 상세한 메모가 구체적일수록 건축사의 지나친 열정을 조절할 수 있다. 물론 이 메모는 건축사의 창작의지에 물을 끼얹는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가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우리집의 설계자로 선택하는 데 고민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  

 

필자 설계 경남 양산 심한재-설계자로서 심한재는 심성이 단정하고 기품이 넘치는 배우자같은 집으로 보고 있다

 

'우리집'에 대한 간절한 바람을 담은 건축주의 상세한 메모가 구체적이어야만 건축사는 좋은 집으로 설계할 수 있다 

 

애인보다 배우자 같은 집에서 살아야만 한다는데 이의異意가 있다면야 설계자가 창작 열정에 힘을 다해 작업한 멋진 집을 지으면 그만이겠지만.

      

 우리 식구가 소박한 행복을 나누려면 ‘수더분한 배우자와 같은 집’,

 남에게 자랑하는 재미를 즐기려면 ‘애인 같은 배우자를 닮은 집’

 어떤 집을 선택해야만 우리 식구가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담디 E-MAGAGINE 66호 게재

 

무 설 자

 

무설자(김정관)는 건축사로서 도반건축사사무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집은 만들어서 팔고 사는 대상이 아니라 정성을 다해 지어서 살아야 한다는 마음으로 건축설계를 업으로 삼고 있습니다. 어쩌다 수필가로 등단하여 건축과 차생활에 대한 소소한 생각을 글로 풀어 쓰면서 세상과 나눕니다.

차는 우리의 삶에서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이만한 매개체가 없다는 마음으로 다반사의 차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집을 지으려고 준비하는 분들이나 이 글에서 궁금한 점을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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