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설자의 숙차 이야기 01
보이차의 맛과 향 익히기
보이차 맛과 향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느껴야 할까요?
보이차를 접한 지 오래되지 않은 분들은
아마 무미무향이라고 해야 할 정도로 별맛을 분별하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저의 경우에는 한 일년을 하루에 3-4리터 정도를 마시다보니
맛도 구분이 되어지는 것 같고 향도 다르게 다가왔습니다.
차마다 미미하나마 다른 맛과 다른 향으로 차이가 느껴질 때부터
이제 완전 쌩(?)초보를 지나가는 단계가 된다고 봅니다.
이 때 맛에 민감한 이도 있고 향에 민감한 이도 있을 겁니다.
크게 나누면 쓴맛에, 단맛에, 떫은맛에 반응하는 정도가 다를 수 있습니다.
차를 마시자말자 입안에서 바로 감지되는 맛에 점수를 주는 이도 있고
목으로 넘긴 뒤에 돌아오며 느껴지는 회감에 비중을 두는 이도 있을 것입니다.
맛은 입 안에서 느껴지고 향은 목으로 넘긴 뒤에 느껴지지 않습니까?
맛도 미미하고 향도 미약한 보이차를 맛과 향으로 구분 짓고 평가까지 한다는 건 대단한 내공을 필요로 하지요.
사람마다 보이차가 맛이나 향으로 다가오는 감도가 다르기에
누구에게나 다 맞게 떨어지도록 평가하는 건 어쩌면 불가능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첨미甛味에 민감합니다.
차를 입에 머금자말자 느껴지는 단맛을 말하지요.
숙차로 보이차를 주로 마시기 때문에 그런지 마셔서 바로 다가오는 단맛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밀향이라고 하는 달콤한 맛이 얼마나 다가오느냐에 차의 점수를 매기는 기준을 삼습니다.
그 맛을 생각하니 글을 쓰면서도 입에 침이 돕니다.
사실 보이차를 느끼는 반응치는 사람마다 다 다른 것 같습니다.
저처럼 첨미에 비중을 두는 분이 있는가하면 기분 좋은 쓴맛을 찾는 분이 있고
마신 뒤에 올라오는 향과 맛, 회운을 숙차에서 굳이 찾는 분도 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어떻게 반응하시는지 궁금하네요 ^^
그 능력은 누구에게나 있고 서로 다른 능력을 나누고 보완하는 것이 보이차를 마시는 재미이기도 합니다.
쓴맛에 민감하게 친한 분은 숙차보다는 오래되지 않아도 생차를 가까이하더군요.
저처럼 첨미에 쉽게 반응하는 이는 숙차와 친하게 될 것 같습니다.
뚜렷한 특징을 구분하면서 어떤 기준치의 맛에 디테일하게 반응하는 것도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능력이 저처럼 많은 양을 마셔서 겨우 구분을 하는 경우도 있겠고
타고난 절대 미각으로 바로 좋아하는 맛을 찾는 이도 있을 것입니다.
어쨋든 그 반응치가 느껴지면서 자신이 선호하는 차의 종류를 가지게 될 것입니다.
자신에게 맞는 차를 판단하는 기준이 생기게 되었다는 말이지요.
그래서 보이차에 대한 반응치의 기준은 객관적으로 공유하기에는 무리가 있겠지요?
그 ‘보이차에 대한 반응치’는 어쩌면 그만의 능력이라고 해야 되겠지요.
이제 보이차를 접하게 되었다면 부지런히 마셔서 자신의 능력을 키워보는 과정이 꼭 필요할 것입니다.
문제는 어떤 차를 텍스트로 삼아서 마시느냐가 중요하지요.
그 차가 다른 차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기준을 삼을 차를 정하는 건 차-멘토를 잘 두어야 한다고 봅니다.
보이차를 먼저 마신 선배를 어떻게 두느냐가 어쩌면 그 이후를 결정하는 출발점이 되지요.
시행착오를 줄이면서도 차를 마시는 즐거움을 배가시키는 길이지요.
당신은 차-멘토가 있으십니까?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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