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짧은 차 이야기

숙차 마시는 재미

무설자 2010. 2. 1.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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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머니의 절대긍정
어렸을 때 저희 동네에는 크고 멋진 방앗간이 있었습니다.
그곳 방앗간 아저씨와 아주머니는 참 부지런히 일하셨는데
어느 날 아저씨가 기계사고로 손가락 두 개를 잃어버립니다.

동네 사람들이 안타까운 마음에 위로합니다.
"에고..손가락이 잘라져서 어떻게 해."
"큰일이네. 앞으로 어떻게 일하려고..쯔쯧"

하지만 아주머니는 웃으면서 말합니다.
"괜찮아요. 아직도 여덟 개나 남아 있잖아요."

그래도 남아있는 손가락에 감사하는 아줌마의 그 말은
어린 제 마음에 큰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몇 년 후 2남 1녀였던 아줌마의 둘째 아들이
오토바이 사고로 그만 세상을 떠나고 맙니다.

그런데 그 아줌마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래도 아직도 딸과 아들 있으니 감사합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긍정과 부정을 선택하는 것은
온전히 인간의 몫입니다.

하버드대학의 심리학과 하워드 가드너 교수는 말합니다.
"행복한 사람은 가지고 있는 것을 사랑하고,
불행한 사람은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가지고 있는 것을 사랑하는 것이 진정한 행복비결입니다.
오늘은 토요일.
잠시 인생이 감사한 이유 3가지만 생각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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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밭 새벽편지에서 퍼 옴
 

 

 

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100201

숙차 마시는 재미

 

 

 

 

한 오년 보이차를 마시다보니 제법 차가 모였습니다. 보이차를 마시면 아침마다 오늘 마시는 차를 정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오늘은 단맛이 좋은 차...아니지 쓴맛을 좀 볼까? 하고 차를 고릅니다.

 

숙차를 즐겨 마시다보니 싼 차, 비싼 차를 따지지 않게 됩니다. 사실 숙차는 만든지 오년정도 지나면 크게 가리지 않아도 거의 마실만 합니다. 그래서 차를 구입하는데 큰 돈을 들이지 않고 여러 종류의 차를 갖출 수가 있지요.

 

작년까지 2005년산이 기준이었고 올해는 2006년산까지 마시는 범위에 넣습니다. 제가 하는 일의 특성상 사무실에서 주로 일을 하고 손님도 제 자리에서 맞습니다. 그러다보면 제 차생활은 '노는 입에 차 마신다'는 스타일입니다.

 

유리숙우에 차를 가득 우려놓고 큰 잔에다 가득 부어서 꿀~꺽 마십니다. 당연히 손님들께도 큰 잔이나 머그컵에다 아메리카노를 마시듯 드립니다. 대신 차를 연하게 우려서 물 대신 마시듯 합니다.

 

주로 개완을 이용해서 차를 우리는데 차의 양을 좀 적게 넣어서 우립니다. 그래야 차의 종류를 자주 바꿔가면서 다른 맛을 즐길 수 있지요. 자주 와서 마시는 분들은 제법 이 차와 저 차가 차맛이 다르다는 이야기합니다.

 

단맛이 많다든지 쓴맛이 좋다든지 하는 이야기를 들으면 왠지 흐뭇해집니다. 보이차의 맛을 구별할 정도가 되면 그는 이제 차를 매일 마신다고 볼 수 있지요. 저의 차 마시기 스타일은 차맛을 읽는 품차식이 아니라 막 마시는 음차식이지요.

 

그러다보니 좋아하는 차를 찾아서 마시기보다는 소장하고 있는 차의 맛을 찾지요. 제게 숙차는 떫은 맛과 가벼운 맛만 피하면 일단 통과입니다. 부드럽고 농한 맛에 단맛이 돌고 뒷맛에 쓴맛이 받쳐주면 만족합니다.

 

이렇게 숙차를 마시다보니 제가 마시는 차를 나누기가 쉽습니다. 찾아오는 분에게 차 한 편에 표일배를 얹어서 나눌 수 있는 여유를 즐깁니다. 경제적으로 여유롭지는 않지만 나눌 수 있는 즐거움이 저를 행복하게 합니다.

 

오늘도 가끔 찾아오는 지인이 숙차를 어디서 구할 수 있냐고 물었습니다. 차 마시기를 원하는 그에게 숙차 한편 전해줄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그도 이제 매일 차를 마시니 그의 주변에도 차 마시는 사람이 생기겠지요.

 

나눌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건 숙차의 공덕입니다.

첫맛은 달콤하지만 뒷맛에 쓴맛이 받쳐주는 숙차 한 잔 올립니다.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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