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설자의 윈난여행기2
부산에서 쿤밍
떠나면 되는 길인데...
길은 물을 넘지 못해 강가에서 멈추지만 강물은 지름길을 찾아 바다에 이른다고 합니다.
길을 간다고 하지만 어쩌면 걸을 수 밖에 없는 걸음을 발끝에 내맡기고 있는 것인지 모릅니다.
인생은 나그네 길...어쩌고 하는 노래가사처럼 그렇게 우리네 삶은 목적지도 모르고 걸어가는 것 같습니다
걷다걷다 강을 만나면 굽이굽이 흘러가는 그 물길을 바라보며 너는 늘 편하게 어디로 가느냐고 묻고 싶지요
강은 바다라는 목적지가 있어 넓은 길은 천천히 흐르고 좁은 길은 급한 걸음을 재촉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제 길을 잘도 찾아 바다로 향하는 강물처럼 여행지라는 목적지를 가지고 나서는 길, 여행입니다
윈난, 보이차를 마시면서 늘 머릿 속에 꿈꾸는 곳이었지만 쉬 나서기 어려운 길이었습니다
그러다가 건축사 동료들과 모임을 하면서 매년 외국여행을 다녀오는 일정에 윈난이 잡혔습니다
보이차를 찾는 윈난이 아니라 여행지로서의 윈난을 찾아 나서는 길이지요
보이차를 접한지 몇년 언젠가부터 우리 지역 건축사들 사이에 제가 차전문가가 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제게 이번 윈난여행을 주관하라는 임무가 주어졌습니다
아직 한번도 가보지 않은 곳을 주관해서 만족스런 여행을 해야하는 그 임무는 참 난감하지요
하지만 제게는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어서 다행이었습니다
이 모든 일을 그냥 맡길 수 있는 든든한 다우가 윈난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茶緣이라는 인연의 끈에다 이번 여행의 모든 것을 엮어 버렸다고 해야겠지요
이번 여행에 참가한 여덟분
그냥 2010년 1월 18일 부산 출발, 1월 23일 곤명에서 떠난다는 그 일정만을 그에게 주었습니다
그리고 저를 포함한 8명의 동료 건축사들과 비행기에 몸을 실었지요
넉넉하지 못한 여행경비 때문에 북경으로 입국해서 곤명으로 들어가는 우회노선입니다
18일 오후 7시경 도착예정 시간에 맞춰 곤명에서의 저녁일정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북경에서 한시간이 넘게 출발이 지연되어 버렸습니다
서둘러 나서는 통에 곤명의 다우에게 지연 사정을 연락할 전화번호를 메모해 오지 못했더군요
즉시 비상연락망체계를 가동합니다.
언제라도 전화연락이 가능한 다우께 윈난의 그와 연락이 될 수 있는 전화번호를 요청했습니다
잠시후 휴대폰에 전화번호가 찍혀 그에게 연락이 닿았습니다
두어시간이 지체된 오후 9시경에 쿤밍공항에서 우리 일행을 기다리는 그와 반가운 조우를 할 수 있었습니다.
직항이 있다면 한나절이면 닿을 수 있는 길을 9시간이나 걸려서 돌아온 것입니다
그래서 더욱 반가운 것일까요?
저를 제외한 일곱 분의 동료들과는 처음인 자리입니다
그럼에도 그가 마련한 환영의 자리는 너무 과한 자리였습니다
멀리 돌아온 이코노미클래스의 자리에서 갑자기 로열클래스로 승급되니 피로는 온데간데 없어지더군요
첫날밤의 숙소인 금룡반점....
쿤밍에서 맞는 여행객의 밤은 그의 융숭한 대접으로 너무 짧고 아쉬웠습니다
오래오래 긴긴 밤이 되었으면 하는 자리였지만 돌아온 길이 그 시간을 다 써 버린 것이지요
이렇게 윈난의 첫 날은 지나갔습니다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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