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설자의 에세이 차이야기 0905
햇살 좋은 휴일 오후의 차 한 잔
-하동 봉황다원 녹차를 마시다-
명절 연휴 마지막 날입니다
명절을 준비하고 보내는 것이 올해따라 얼마나 힘들었는지 마지막 날은 퍼져 버렸습니다
햇살이 이렇게 화사한데 집에서 보내는 한가함이 얼마나 푸근한지요
화사한 햇살이 베란다 작은 정원에 가득합니다
햇살을 머금고 푸르른 제 색을 보여주니 이보다 더 고운 색이 있을까요?
선물 받은 풍란은 언제쯤 또 꽃을 피울까요?
그 때까지는 저 작은 꽃이 정원을 빛나게 합니다^^
햇살이 거실에 가득합니다
행복이 이처럼 집 안에 그득하지요
겨울 햇살은 행복 그 자체입니다
베란다에 마련한 작은 정원입니다
햇살로 푸르름이 한가득입니다
멀리 관음죽부터 가까이 호야까지 행복한 햇살을 즐기고 있습니다
풍란 가족입니다
대엽 풍란, 밤에 꽃을 피우는 西出都의 하얀꽃이 기다려집니다
거실로 쏟아지는 따스함이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햇살 아래 차한잔의 자리를 펴 봅니다
오랜만에 우리 다기를 꺼냅니다
크기나 다루기가 번거러워서 늘 자사호나 개완을 썼지만 한가함을 즐기는 오늘은 제대로 녹차를 마셔 볼 참입니다
작가의 이름이 중요하지 않은 실용 다기입니다
5인용이지만 우리 식구가 마실 잔 세개만 꺼냈습니다
하얀색이 녹차의 제 색을 잘 받쳐주겠지요?
오늘 마실 녹차는 하동 봉황다원의 월광차라는 녹차입니다
올 봄에 만든 우전입니다
끓는 물로 다기를 데웁니다
유백색 숙우에 찻물을 따릅니다
먹음직한 연두색 탕색이 정말 이쁩니다
아내와 딸래미가 마실 잔에 나누었습니다
향긋한 차잎의 풋내음과 살짝 구수한 익은내가 절묘하게 배합된 맛과 향이 너무 좋습니다
이런 우리 녹차의 맛은 이런저런 중국 녹차와는 비교할 수 없는 맛이지요
가족들이 한가하게 차를 마시는 여유가 사진으로 나타납니까?
향기로운 차를 마시면서 얼굴 가득 행복함을 나누는 것, 이보다 더 여유로움을 표현할 것이 있을까요?
네번 우려낸 다음 엽저를 찍어 보았습니다
상온에 일년 가까이 두었음에도 풋풋한 봄 잎의 그대로를 보여줍니다
내일 아침 명절 나물로 만든 비빔밥에 넣어서 먹을 겁니다^^
한가로움,
따뜻한 겨울 햇살이 가득한 거실에서 우리 다기로 녹차를 우리는 것으로 표현합니다
쓰기가 번거러워 서재 한쪽에 미뤄두었다가 생각이 났습니다
우리 다관은 크기가 차판 옆에 두기에는 여유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우리 차는 우리 그릇에 우리니 그 맛이 제대로 나는 것 같습니다
편리함은 차를 가까이 하기에 좋지만 여유를 가지는 건 제대로 차맛을 내게 합니다
여유가 없어 편리함이 차를 마시게 하지만
차를 가까이 했기에 여유로운 시간을 누리는 행복함과 함께 할 수 있습니다
우리 그릇의 넉넉함과 어울리는 녹차 한 잔이 주는 여유입니다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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