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080804
무설자의 글은 雜說입니다
선암사로 들어가는 길에 있는 부도밭입니다. 삼층석탑 같은 모양도 있지만 가장 일반적인 석종 모양이 주를 이룹니다. 화려하고 크다하여 더 대단한 스님이었을까요?
이름도 남기지 않고 스러져간 스님이 더 많았을 것입니다. 한 사람이 살다간 최소한의 흔적, 그나마 뼈를 추려 남길만한 분이라 저렇게 부도를 세웠을 것입니다.
부도탑 중간에는 공덕비이거나 저 부도의 주인공의 행장을 적어놓았을 것입니다. 들어가서 읽을 수도 없지만 구태여 찾아 읽는 이도 드뭅니다. 다만 저렇게 새겨놓으니 이 절에서 원적한 이의 행적을 알 수 있을 겁니다.
차를 마시면서 생각을 드러내는 것을 곰곰 돌이켜 봅니다. 왜 나는 차에 대한 생각을 주절주절 늘어 놓는 것일까? 아는만큼 함부로 말하는 것이 괜찮은 것일까하고....
많은 분들이 제가 말하는 차에 대한 얘기가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제가 얘기하는 것을 참고해서 차생활을 꾸려나간다고도 합니다. 만약 누군가가 정말 제 얘기를 기본으로 차생활을 해도 괜찮은 것일까요?
언제인지 기억하지는 않지만 댓글에서 누군가 무설자의 얘기는 雜說이라고 한 적이 있었습니다. 잠깐 기분이 상하긴 했지만 참 다행스러운 지적이라고 받아들였습니다. 가볍게 보고 버리는 雜紙처럼 그냥 읽기만 하고 잊어주면 좋겠습니다.
글을 올리면 제가 지우지 않는 한 남아 있겠지요. 그래서 요즘 글을 쓰면 가능한 스크랩과 복사를 못하도록 금지를 걸어 버립니다.
옮겨 갈만한 글이 못되기 때문이지요. 그냥 잡담처럼 그렇게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가볍게 읽어 주신다고해도 글은 정성껏 쓰겠습니다. 저보다 차를 늦게 시작한 분들을 위해 쓰는 글이니 내용의 깊이보다는 넓이를 의식하며 씁니다. 누가 읽어도 쉽게 읽히도록 쓰겠습니다. 제깐에는 아는만큼 쓴다고 쓰는데 글이 어렵다는 말씀을 하는 분도 있습니다. 차 마시며 느낀 글을 쓰기에 깊이가 없는 게 당연하지만 어렵게 읽히는 건 제가 부족하기 때문이지요.
무설자의 글은 차 마시며 나누는 한담閑談처럼 읽어서 괜찮은 잡담雜談이며 주관이 있어보이는 글도 그냥 잡설雜說일 뿐이랍니다. 지난 여행에서 찍은 부도 사진을 보면서 올라온 생각을 몇자 적어보았습니다. 제 차바위께서 나누어 주신 귀한 차 한잔 올립니다.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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