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짧은 차 이야기

버려야만 얻어지는 보이차의 향미

무설자 2008. 6. 21.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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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설자의 짧은 차 이야기  080621

버려야만 얻어지는 보이차의 향미

차를 주제로 한 모임의 차 자리 분위기-갤러리번 1주년기념다회

 

제법 오래 차를 마셨지만 여전히 보이차의 맛을 얘기하라고 하면 별로 할 말이 없습니다

타고 난 구감이 무뎌서 그렇기도 하지만 사실 보이차는 그 향미가 뚜렷하지 않기 때문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이차의 향미를 기가 막히게 표현한 글을 읽으면 감탄사가 나옵니다.

 

맛은 그렇다치더라도 향을 표현하는 얘기를 들으면 더 기가 죽습니다.

저는 제대로 음미하지 못하는 난향, 장향, 밀향, 대추향....으로 얘기하는데 겨우 밀향 정도를 느낄 뿐이지요.

제가 차에 있어서 맛치, 향치가 아닐까요?

 

오래 전에 다연회에서  이 문제로 얘기를 나눈적이 있습니다.

그 날 찻자리에서 보이차의 맛을 어떤 기준에 두고 음미하고 있는지...

미미한 향미의 보이차를 좋다나쁘다라고 잘라서 말할 수 있는지 질문을 했었습니다.

 

많은 시음기를 읽으면서 탄복하며 움추려드는 기분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아직 맛과 향을 글로 읽기만 할 뿐 제대로 느끼지 못하니 어떤 데서 문제가 있는 것일까요?

차의 향미를 제대로 음미하지 못하고 마시기만 한다면 좋다는 차가 무슨 소용이 있을까 싶습니다.

 

그 날 다회에서 선배님들께 들었던 얘기가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맛이 없다는 바탕에서 집중해서 향미를 찾아 보라는 말씀이 귀에 들어 왔습니다.

향미가 뚜렷한 다른 차류와 비교하면 보이차의 다양한 향미를 즐길 수 없게 된다는 얘기입니다.

 

녹차의 풋풋함, 홍차의 달콤함, 청차의 은근하면서 독특함을 잊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향도 맛도 미미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보이차에 빠져 드는 건 차마다 다르게 다가오는 다양한 향미때문입니다.

그래서 보이차의 향미를 두고 지미무미至味無味의 차라고 하나봅니다.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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