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짧은 차 이야기

차 한 잔

무설자 2008. 6. 16.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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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고만 싶다

 


 

마냥 주고만 싶었다.
하나를 배우면 열을 알려주고 싶었고
돈이 생기면 있는 대로 다 사주고 싶었고





없으면 훔쳐서(?)라도 주고 싶었다.
나는 그렇게 살고 싶었다.





지금도 나는...
힘없는 자에게 힘이 되고 싶고





좌절해 쓰러진 자에게
용기가 되고 싶고





혹여 지혜 하나를 깨달으면
주고 싶은 설레임에 밤잠을 설친다.





길을 갈 때에는 앞서 가서
필요한 것을 먼저 챙겨주고 싶고





물건을 사러 갈 때는
주인을 기쁘게 해주고 싶고





약한 사람을 보면
자석 끌리듯 다가가서 힘이 되고 싶다.





끝없이 주고 또 주어 이내 한 몸 다 주어서
세상마저 구해질 수 있다면
온몸을 죽여서라도 주고만 싶다.


- 소 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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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사람들이여!
어차피 빈 몸,
아니 이내 몸도 두고 가야하는 세상!

아낌없이 주는 우직한 소처럼
우리, 그렇게 살아가요.


- 주는 자가 복이 있습니다. -

 

========사랑밭 새벽편지에서 퍼 옴

 

무설자의 짧은 차 이야기 080616

차 한 잔

 

열화당 찻자리-갤러리번 세석평전님 사진

 

 

차 한 잔 하시겠습니까?

차 한 잔 할 시간 좀 내주십시오

차 한 잔 어때

 

이처럼 편한 말이 있을까요?

이처럼 가슴 설레는 말이 있습니까?

이처럼  꺼내기 어려운 말도 없지요

 

차 한 잔이라는 늬앙스에 함축된 의미가 얼마나 깊은지요

그렇지만 그 늬앙스의 골격은 준다는 것입니다

준다는 마음이 서로 공유되지 않으면 온전한 차 자리는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차 한 잔만 하고 나면 다 해결될 것 같은 설레임이 담겨 있습니다

차 한 잔의 자리에는 나의 바람이 전해질 것 같은 기대가 담겨집니다

차 한 잔이라는 말에는 그 다음까지 생각할 수 없는 간절함이 있습니다

 

그래서 제대로 마련된 찻자리는 편하지만 격이 있습니다

마음대로 말할 수도 있는 자유만큼 잘 들어야한다는 의무도 있습니다

찻자리에서 마시는 것은 차지만 담기는 자리는 마음입니다

 

차 한 잔하면서 

차 한 잔이라는 말에 담겨있는 의미를 생각해 봅니다

 

 

무 설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