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같은 선생님
초등학교 5학년 때 일이다.
난 하루거리란 이름의 학질(말라리아)에 걸려
학교도 못 갈 정도로 앓아 누워있었다.
나의 소식을 어떻게 들으셨는지
담임선생님께서는 약을 사들고
십리나 되는 길을 걸어서 방문 한 것이었다.
"이것 먹고 빨리 낳아야 돼,
그래야 학교 오지."
선생님이 한마디에 나는 눈물이 글썽거렸다.
어려운 시절 나의 가정형편은 너무 어려웠다.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홀어머니 밑에서
일하며 학교를 겨우 다녔다.
소풍날도 도시락을 못 싸가서
선생님의 도시락을 같이 먹기도 했다.
김밥을 입에 넣고 흐르는 눈물을 삼키며
나는 다짐했다.
'나중에 선생님처럼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지.'
이렇게 다짐한 나는
자라서 결국 선생님이 되었고
열심히 아이들을 가르치긴 했지만
부족한 선생님으로 남아 있음을 늘
안타까워했다.
40년의 교직생활을 마감하는 날,
난 스승님의 가르침에 미치지 못했음이 못내
서운하여 교직원 동료들의 퇴임식도
결국 사양해야만 하였다.
그리고 '선생님의 스승' 이란
문집을 만들어 놓고...
초심으로 돌아가 아이들에게
마지막 수업을 하고 교단을 떠나
지금은 초야에 묻혀 자연에 감사하며
살아가고 있다.
- 박근칠 (새벽편지 가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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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승의 은혜는 하늘만큼 높습니다. -
사랑밭 새벽편지에서 퍼 옴====================================================
무설자의 짧은 차 이야기 080518
일주일에 하루 스승인데
외래교수 겸임교수라는 자리로 강의를 한지가 벌써 10년이 다 되어 갑니다.
강의과목은 건축사라는 직업이라 건축설계를 가르칩니다.
학생들이 건축을 전공하면서 건축설계라는 분야로 나아가는데 도움을 주는 것이지요.
스승의 날이 되면 재학생들 뿐 아니라 졸업생들도 찾아옵니다.
보통 전임교수라도 졸업생이 찾아오는 것은 참 드물다고 합니다.
지금 건축학과에 재학 중인 딸아이가 과연 아빠라며 놀라워 합니다.
사실은 그보다 더 기특한 것은 설계 쪽으로 진로를 선택하지 않은 친구들이 더 많이 온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를 생각해 보면 강의 시간에 전공을 잘 가르치기보다는 삶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한 때문일 것입니다.
제가 가진 지식을 전해주는 것보다 삶의 지혜를 나누어 주는 선생으로 기억되었기를 바랍니다.
그 많은 이야기 중에 당연히 차에 대한 것도 있습니다.
취미 중에서도 소비적인 것과 생산적인 것이 있는데
세월이 지나면서 쌓이는 취미 중에 차 만한 것이 없다고 하지요.
시간이 지나면서 알아가는 그 미묘한 차의 세계,
끝이 없어보이는 수많은 차가 내 옆에 모이고
그만큼 만나게 되는 다우들과의 교류,
그리고 풍요로워지는 일상의 즐거움이 있지요.
이처럼 차마시기를 취미로 시작한다면
그 이후에는 보내는 세월만큼 차가 더해지는 값진 인생이 시작된다는 등
이런저런 삶의 이야기가 그들이 저를 찾게 하나봅니다.
차 이야기는 어떤 누구와도 만남을 값지게 합니다. ^^
이번 스승의 날에 며칠 입원해야 했던 작은 교통사고가 났었습니다.
사무실로 찾아온 제자들과 저녁을 먹기위해 약속장소로 가다가 일어난 일이었지요.
그 날 사고를 수습한 것도 제자들이었으니 인생의 작은 추억을 그들과 내가 갖게 되었습니다.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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