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실 8

단독주택 짓고 후회할 열 가지 - 여섯 번째, ‘우리집’에 전통 구들을 들인 한실韓室 한 칸 두면 어떨까?

단독주택 짓고 후회할 열 가지 여섯 번째, ‘우리집’에 전통 구들을 들인 한실韓室 한 칸 두면 어떨까? 법정 스님께서 쓰신 ‘텅 빈 충만’이라는 글이 있다. 스님은 글에서 ‘빈방에 홀로 앉아 있으면 모든 것이 넉넉하고 충분하다. 텅 비어 있기 때문에 오히려 가득 찼을 때보다도 더 충만하다.’라고 하시면서 빈방의 느낌을 독자의 마음에 채워준다. 가끔 사진으로 접할 수 있지만 법정 스님의 방에는 글을 쓰시던 앉은뱅이 탁자만 보일 뿐 텅 비어있다. 입식생활을 하는 아파트에는 공간마다 가구가 채워져 있다. 침실은 침대가 차지하고 거실은 소파가, 밥은 식탁에서 먹는다. 가구에 의해 집을 쓰는 사람이 제한되어 침실이 세 개인 아파트는 부부와 아이는 둘만이 살 수 있다. 입식 생활을 하지 않고 좌식 생활을 했던 시절..

단독주택을 짓고 후회하는 열 가지 - 두 번째, 안방이 꼭 일층에 있어야 하는 이유

단독주택을 짓고 후회하는 열 가지 – 두 번째, 안방이 꼭 일층에 있어야 하는 이유 단독주택을 지어서 사는 연령대를 보면 주로 50대가 넘는다. 은퇴 이후 여생을 보내려고 시골에 귀촌하기 위해 전원주택 개념으로 짓는다. 인생 후반기에 들다보면 도시를 떠나 자연 속에서 지내려는 마음이 이는 건 도연명이 귀거래사에서 드러내는 그대로이지 않을까 싶다. 앞만 보며 달려온 삶을 잠시 쉬고 뒤를 돌아볼 여유를 가지며 살고 싶은 꿈을 전원주택을 짓는 것으로 실행에 옮기게 된다. 전원에 단독주택을 지어서 살아보면 의외로 ‘좋구나’라는 만족감보다 힘든 일이 더 많다고 한다. 한정된 집 안만 챙기면 그만이었던 아파트 생활에 익숙한 몸의 습성을 떨쳐내기가 그렇게 만만찮은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더구나 환갑을 전후로 하는 나..

心閑齋, 한옥의 전통을 잇는 사랑채를 들이다-‘우리집’으로 짓는 단독주택 心閑齋이야기 5

‘우리집’으로 짓는 단독주택 心閑齋이야기 5 心閑齋, 한옥의 전통을 잇는 사랑채를 들이다 심한재 공사가 준공이 기약 없이 늘어지니 건축주는 속이 탄다. 시공자가 정성을 다해 짓느라 늦어지는 공기를 독촉할 수 없지 않는가. 평생 살 집을 짓는데 몇 달 늦어지는 것이 대수냐고 할지 모르겠지만 건축주는 미리 잡아둔 이사 계획이 복잡해졌다. 집을 세 채 짓고 저승에 가면 무조건 천당행이라는 얘기가 있다. 집을 짓는 일이 얼마나 힘 들고 어려운 일이기에 지옥체험이라는 비유를 드는 것일까? 심한재 건축주는 공기가 늘어진 것 말고는 그다지 힘든 일은 겪지 않았으니 전생에 공덕을 많이 쌓았는지도 모를 일이다. 유월 중에는 준공검사를 받을 수 있겠지만 외부 공간 공사는 건축주가 직접 해야 하므로 실제 준공은 언제가 될지..

심한재의 구들 들인 한실韓室 / '우리집'으로 짓는 단독주택 心閑齋이야기 4

‘우리집’으로 짓는 단독주택 心閑齋이야기 4 심한재心閑齋의 구들 들인 한실韓室 심한재를 일본 중목조로 짓는 장점 중의 하나였던 공기 단축은 수포로 돌아갔다. 3개월 정도로 잡았던 공기工期가 4개월을 넘기고 있기 때문이다. 지붕 마감재로 선택한 금속판 공사의 자재도 일본에서 들여왔는데 일의 난이도와 일본 장인匠人의 관심으로 일본에서 직접 작업을 해주기로 했었다. 일본 장인의 일정을 고려하다보니 공기에 차질이 생기게 된 것이었다. 심한재의 지붕 모양이 좌우대칭이 아닌 이형異形인지라 시공이 예사롭지 않아서 경험이 많은 장인匠人도 어려운 공사라고 했다. 공사를 맡은 시공사의 대표도 지붕 공사를 하는 내내 까다로운 설계라며 시공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설계자도 현장에 자주 나와서 시공 과정을 살펴야만 다음 설계 작..

歸家, 우리는 돌아갈 집이 있는가?-무설자의 ‘우리집’으로 짓는 단독주택 이야기 1

무설자의 ‘우리집’으로 짓는 단독주택 이야기 1 歸家, 우리는 돌아갈 집이 있는가? 귀가歸家, 집으로 돌아간다는 말이다. 여기서 ‘집’과 ‘돌아간다’는 말의 의미를 새삼스레 살펴보고자 한다. 그렇게 오래 전도 아닌 예전, 아침에 집을 나서서 낮에 일을 보고 나면 어두워지기 전에 집으로 돌아가는 건 누구에게나 평범한 일상이었다. 그때는 사람이 사는 곳이면 어디든 식구들이 집으로 돌아올 때의 마을 어디의 풍경이 다 그랬었다. 저녁이 되어도 사람이 들지 않으니 지금은 집다운 집이 없는 홈리스의 시대라고 하면 과한 표현일까? 이제는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는 광경이겠지만 사위가 어둑어둑해지면 집집마다 창에는 불이 들어온다. 아궁이에 불이 지펴져서 집집마다 굴뚝으로 연기가 피어오르면 밥 짓는 냄새가 온 동네에 퍼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