툇마루 2

심한재의 구들 들인 한실韓室 / '우리집'으로 짓는 단독주택 心閑齋이야기 4

‘우리집’으로 짓는 단독주택 心閑齋이야기 4 심한재心閑齋의 구들 들인 한실韓室 심한재를 일본 중목조로 짓는 장점 중의 하나였던 공기 단축은 수포로 돌아갔다. 3개월 정도로 잡았던 공기工期가 4개월을 넘기고 있기 때문이다. 지붕 마감재로 선택한 금속판 공사의 자재도 일본에서 들여왔는데 일의 난이도와 일본 장인匠人의 관심으로 일본에서 직접 작업을 해주기로 했었다. 일본 장인의 일정을 고려하다보니 공기에 차질이 생기게 된 것이었다. 심한재의 지붕 모양이 좌우대칭이 아닌 이형異形인지라 시공이 예사롭지 않아서 경험이 많은 장인匠人도 어려운 공사라고 했다. 공사를 맡은 시공사의 대표도 지붕 공사를 하는 내내 까다로운 설계라며 시공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설계자도 현장에 자주 나와서 시공 과정을 살펴야만 다음 설계 작..

집에 집이 없어야 하는 이유

무설자의 행복한 삶을 위한 집 이야기14 집에 집이 없어야 하는 이유 자연은 견성정(見性情)의 대상이다. 그 대상 앞에서 집은 어떤 모습으로 존재해야 할까? 많은 시들은 집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자연의 감각적인 대상들을 즐겨 노래한다. “빈창에 눈보라 치고 촛불 그물거리는 밤 달빛에 걸러진 솔 그림자 지붕 머리에 어른댄다 밤 깊어 알괘라! 산바람 지나가는 줄 담 너머 서석 거리는 으스스 댓잎소리... “ (이우, 눈보라 치는 밤에) 놀랍게도 시 속에는 집이 없다. 시인도 자신의 집에 살았으련만, 그의 집은 온데간데없다. 존재는 있으되 그 모습은 온전하게 드러나 보이지 않는다. 그저 있다면 창이나 툇마루나 정자, 지붕만이 정경 속에 묻혀 있을 뿐 집이나 바람, 구름, 달과 새와 함께 배경으로 존재한다.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