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주택설계 3

단독주택 인문학 5 - 吉宅길택은 사람을 불러들이는 집

나의 첫 주택 작업이었던 부산 해운대 ‘관해헌’의 건축주가 새 집을 지어야 한다며 찾아왔다. 이십 년을 관해헌에서 살다가 집을 팔았다며 양산에 집터를 잡았다고 했다. 관해헌은 거실을 사랑채처럼 본채에서 떨어뜨려 배치해서 마치 정자에서 멀리 해운대 바다가 보이도록 설계가 된 집이다.     건축주는 이십 년이나 살았던 단독주택을 팔면서 새로 짓고 남을 값을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돈도 자신이 양보해서 결정했다고 하면서 집을 팔았던 아쉬운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단독주택은 아파트와 다르게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집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은 지 20년이 지난 단독주택인데?     왜 오래된 집을 팔면서 아쉬움이 남았을까?        집을 지을 당시 건축주는 건설회사 임원이었는데 업무상 밤늦게 귀가하는 ..

단독주택 지산심한 준공에 부쳐-부족한 딸을 시집 보내는 어버이의 심정으로

지산심한이 다 지어졌다. 작은 집인데도 짧지 않았던 설계 기간을 가졌지만 아쉬움을 남기며 마무리해야 했었다. 건축주께서 공사에 직접 참여해 시작부터 끝까지 함께 해서 특별한 의미를 가질 수 있었다. 하지만 시공 중에 설계도를 임의 변경해 설계자의 마음을 힘들게 해서 아픔을 가진 프로젝트로 남겨야 했다. 대화를 나눈다는 건 타협의 여지가 있지만 일방적인 변경은 한탄할 결과를 가져오게 한다. 부분적인 변경이라 하지만 집이 가지는 근본을 흔드는 내용인지 모르니 안타깝다. 설계자는 건축주를 위해, 건축주가 살 집에 누구보다 깊은 애정을 가지는 사람이다. 그런데 설계자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고쳐지어 버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라져 버린 처마 밑 투톤 마감  설계 마무리 단계에서 거실에서 마당으로 나가는 문..

강태공과 주군-건축주와 의형제를 맺어 지었던 단독주택 이야기

바다가 보여서 구입한 주변이 비어있던 땅,주변의 집이 지어졌을 때 바다가 보이지 않는다는 걸 알아 땅을 더 확보해 바다가 늘 집이 되게 했던 집,가슴 설레던 시작은 집이 지어지고 나서 다시 돌아볼 수 없게 되어버렸다.지금도 돌아보면 지난 시간이 그리워지는데 왜 그 집을 다시 가보지 못하게 되고 말았을까?건축주가 아우가 되고 설계자인 내가 형이 되었던 아름다운 만남,그러나 집은 설계대로 지어지지 못했고 우리의 인연도 삭아들고 말아 가슴 아픈 단독주택 설계 이야기   건축사 자격을 취득하고 사무실을 낸 지 스무 해나 되었지만 나의 수주(受注) 자세는 처음처럼 여전한 강태공 스타일이다. 가만히 있으면 누가 일을 가져다주지 않는데도 영업이라는 걸 제대로 하지도 않고 사무실을 꾸려가고 있다. 사람 사귀는 데는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