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 5

편지가 동봉된 생일 선물을 받고

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240628편지가 동봉된 생일 선물을 받고   생일이 되면 가까운 사람보다 멀리 사는 사람들이 축하 메시지를 보내온다. 카톡에 생일이라고 알려주는 문명의 이기 덕분에 축하를 받게 된다. 카톡으로 건조한 멘트가 담긴 축하를 받아도 무소식보다 마음에 파장이 인다. 카톡 메시지보다 전화 통화로 축하 안부를 전하면 더 반갑다. 생일날 전화를 넣어 축하드린다는 인사를 하는 사람이 있었다. 지난 겨울방학을 이용해 현장 실습을 했었던 대학생이다. 대학 3학년의 겨울방학은 온전히 자신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마지막 방학이다. 그런데 실습 요청을 해 와서 수락을 받아 두 달 간 우리 사무실에서 함께 했던 학생이다. 그 학생은 학교에서 흡족하게 배우지 못했다며 건축사사무소에서 현장 실습을 하며 ..

다연회 2024년 유월 다회 후기-60년대 흑차 마셔보셨나요?

다연회 2024년 유월 다회 후기60년대 흑차 마셔보셨는지요?   아니 벌써... 여름이 되었네요. 새해라고 들뜬 시간을 가졌던 때가 엊그제인데 반년이 지나는 유월입니다. 여름을 좋아하는 사람은 삶을 즐길 줄 아는 건지도 모릅니다. 덥다고, 땀난다고 투덜대지 않고 오는 계절을 기꺼이 받아들이니까요.       우리 다회가 열리는 날이 빨리 오지 않는다고 손꼽아 기다리는 다우도 그런 분입니다. 어제와 다름없는 오늘, 내일도 기대할 게 없는데 다연회 다회는 특별한 날이니까요. 한 달을 손꼽아 다우들과 만나는 다회인데 하필 일정이 겹쳐 함께 하지 못하면 다음 달은 너무 멀리 있습니다.      유월 다회에 결석 다우는 장기 유럽 여행길에서 다회 후기만 기다리는 산수유님, 큰 중책을 맡아 일정이 비워지지 않는 ..

할아버지, 오신 김에 차 한 잔 할까요?

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240617할아버지, 오신 김에 차 한 잔 할까요?   그 녀석 참, 이제 네 돌 지난 손주가 이런 말은 어디서 들어보지도 않았을 텐데 할애비한테 차를 청한다."할아버지, 오신 김에 차 한 잔 할까요?"그냥 차 한 잔 달라고 하면 손주를 만날 때마다 차를 마시니 익숙한 말인데 그날따라 의아한 표현을 썼다. 할아버지는 차 마시는 사람으로 낙인을 찍어둔 손주다. 사실 차맛이라는 게 달콤한 음료수도 아닌데 할아버지와 마주 앉아 차를 마시는 걸 보면 참 신통하다. 그렇다고 별 맛도 없는 차를 억지로 마시라고 할 나이가 아닌데 할배만 보면 차 마시자는 말부터 꺼낸다. 이제 말이 늘어서 만날 때마다 깜짝 놀랄 표현으로 할애비를 놀래킨다. 이번에는 오신 김에 차 한 잔 하자니 이렇게 응용해..

보이차 입문 1-보이차는 어떤 차로 시작해야 할까요?

아직도 보이차에 대한 접근은 구불구불 비포장 산길을 방황하는 것처럼 길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보이차의 명성은 이런저런 얘기로 알려져 있지만 막상 보이차를 마셔보려고 하면 시작조차 오리무중이라는 사람이 많다. 그러다 보니 보이차에 익숙해질 때까지 치러야 하는 시행착오는 만만찮아 보인다.      보이차는 대부분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교과서적 견문은 어느 정도 넓힐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알게 된 보이차에 대한 지식과 실제 차 생활을 일대일로 대응하기까지는 가야 할 길이 험난하다고 밖에 말할 수밖에 없다. 그 시행착오 중에 가장 어려운 건 역시 어떤 보이차를 구입해야 할 것인지 결정하는 일이다.      보이차는 이런저런 이름과 멋진 포장으로 우리를 유혹하지만 어떻게 선택해야 할지 도무지 알 ..

문과 창으로, 열린 집과 닫힌 집으로 나눌 수 있는 단독주택

아파트에 사는 생활이 갑갑하고 단조로워서 단독주택을 지어 사는 바람을 가지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마당만 있으면 집은 어떻게 지어도 상관없다는 듯 평면을 살펴보면 아파트와 닮은 단독주택이 대부분이다. 건축사도 아파트에 살고 있고 건축주도 아파트에 살았던지라 익숙한 평면도에 수긍하게 되는 것도 무리가 아닐 것이다. 정말 마당이 있으면 집은 아파트처럼 지어도 괜찮을까? 아파트는 집 안에서만 생활할 수 있게 되어 있으니 단독주택을 아파트 평면처럼 설계해서 지으면 집 밖으로 나가지 않게 된다. 집 안과 집 밖으로 단절된 단독주택에서 살게 되면 바깥 공간은 관리 대상이 되고 말아 집을 유지하는 노동에 직면하는 생활을 하게 된다. 문과 창으로 단독주택과 아파트가 다르다는 것을 얘기해 보려고 한다. 문은 疎通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