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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를 이어 고통받는 삶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요?

무설자 2005. 9. 5.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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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저는 한번의 이혼에다 9번의  크고 작은 수술을 받았습니다.
아들은 나서 잃었고 딸아이도 한아이를 잃어버렸습니다.
 
슬하에 딸 한아는 줄가를 했는데 그 아이마저도 매일 몸이 이유없이 아프다고 합니다.
죽으려고 자살기도도 3번이나 했고요.
그때마다 모질게도 살아났습니다.
 
지금도 병마와 재물의  고통에서 헤어 나질못하고요 .
재물이 모아질만 하면 몸이 아프고... 한없는 고통속에서  살아 갑니다.
 
전생에 전 얼마나 무서운 죄를 지었을까 하는 생각만 하고 살아간답니다.
그 얼마나  남에게 업보를 지었기에 이리도 고통스럽게 사는지 정말 답답 합니다.
 
어느 스님이시든지 보살님 이시든지  저의 답답함에 해답좀 주세요.
 
무설자의 답
 
짧게 적은 글에서도 님의 삶이 얼마나 고단한 지 가슴이 저려옵니다.
삶이 고해苦海라는 의미가 너무나 절실합니다.  자신의 삶에 만족하는 이가 얼마나 있을까요?  죽고 싶어 몇 번이나 스스로 목숨을 끊기 위해 시도를 했건만 그 죽음마저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 그 상황 앞에서 삶은 얼마나 두려운 존재였을까요?

병마와 가난, 그리고 사람들과의 갈등이란 크든 작든 누구에게나 있는 그림자와 같은 존재일 것입니다. 그림자는 햇볕이 강하면 강할수록 더 또렷해집니다. 해가 삶에 대한 바람이라면 그림자는 그 기대치에 따른 결과의 실망일 것입니다.

나를 떠나서 주변을 널리 돌아보면 자신보다 힘든 사람이 많이 있음을 알게 됩니다. 나의 병이 아무리 나를 괴롭힌다고 해도 나의 고통보다 더 큰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이가 있으며. 가난 때문에 삶의 의지가 떨어졌다고 해도 가난을 핑계 삼지 않고 남을 도우며 살아가는 이도 있습니다. 사람과의 갈등 또한 자신의 부족함 때문에 일어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나에게 닥친 그 어떤 결과도 결국에는 내가 지은 것이니 스스로 감당해 내지 않으면 벗어날 길은 없는 것입니다. 내 잘못이라고 생각한다면 그에 따른 벌을 감내해야 할 것입니다. 그 현실 앞에서 전생에 지은 업을 탓해보아도 그 고통은 덜어지지 않고 지금 탓하는 그 원망만큼 더 해 질뿐입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위가 좋지 않아서 30대 초반까지 음식을 먹는 것이 바로 고통의 시작이었습니다. 그 음식이 소화될 때까지 고통을 감내해야 했으며 소화가 끝나면 또 밥을 목어야 했습니다. 우연히 쑥뜸을 하는 스님을 알게 되었고 5분 타는 쑥을 500장 가까이 단전과 중완에 태워서 고통을 덜게 되었습니다.

쑥을 배에 얹고 타는 5분 동안 온갖 생각이 머리 속을 헤집고 다녔습니다. 그 때 내린 결론은 전생에 음식을 함부로 한 그 원인으로 이 생에서 받을 고통을 지금 모아서 받는다고 생각을 정리했습니다. 5분이 타는 쑥을 배에 얹고 있는 장면을 생각해 보십시오.

지금의 모든 결과는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냥 버티는 것이 아니라 수행으로 삼아야 합니다. 출가해서 고행으로 수행을 삼는 스님처럼, 우리 일상에서도 그 마음으로 수행을 해내는 생활이 되어야 합니다. 피해갈 수 없다면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스승으로 삼을 스님을 찾으십시오. 그리고 참회를 하든, 염불을 하든, 정근을 하든 지금의 어려움을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생활을 해 보십시오. 마음의 평안이 오고 걸어가야 할 길이 열릴 것입니다.

목숨이 다하는 상황의 앞에 까지 가서 깨달음으로 가는 길을 보신 우리 석가모니 부처님이 열어주시는 삶의 방법을 내가 행하는 것입니다. 누구나 정도의 차이이고 받아들이는 방법의 차이일 뿐 힘들고 아픈 삶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가만히 앉아서 처지를 비관하지 마시고 좋은 스승을 찾아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길을 열어보시길 바랍니다. 다시 한번 님의 힘든 상황 앞에서 어둠의 등불이 될 좋은 스승을 만나시길 부처님 전에 축원 드립니다.

 

 

 

무설자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