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다연회

다연회 2025년 신년다회 후기 - 다담도 좋지만 차에 진심인 찻자리로

무설자 2025. 1. 20.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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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연회 2025년 신년다회 후기

2025년 다연회는 다담도 좋지만 차에 진심인 찻자리로

 

2025년은 다연회가 19년 차에 들어갑니다. 19년째 차 모임을 이어가고 있지만 찻자리를 주관하는 입장에 있어 기력이 떨어지는 느낌입니다. 내가 왜 다연회를 책임지듯 이렇게 준비하고 고민해야 하는지 생각에 빠지며 무기력해지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제 보이차의 깊이에 어느 정도 가늠하게 되었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렇지만 우리 다우들은 매달 다회에 어떤 마음으로 참석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차에 대한 글을 거의 매일 써서 올리고 있는데 이 일도 허망하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감히 이런 이야기를 올릴 깜냥이 되지 못하다는 건 알지만 석가모니 붓다께서 깨달음을 성취하시고 가지셨던 그 소회를 가늠해 보게 됩니다. 당신의 깨달음을 전한다고 해도 알아들을 사람이 있을지라는 사념에 젖으며 잠깐 전법을 포기하려고 했다고 합니다.     

 

그때 한 사람이라도 알아들을 수 있으면 전해야 한다고 마음을 먹게 되었다고 합니다. 다연회 다우 중에 근무지가 너무 멀어서 다회 날에는 반차를 내면서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분이 있습니다. 그 다우는 시간이 나면 참석하는 게 아니라 시간을 만들어 가면서 다회에 오는 것이지요.

 

    

또 창립 멤버는 아니지만 거의 저와 비슷한 기간 동안 함께 해 온 세 분의 다우도 있습니다. 십년지기를 넘어 거의 이십 년 가까운 세월을 다연회와 함께 해온 분들이지요. 만약에 다연회 찻자리를 그만하게 된다면 그들과의 만남을 그쳐야 합니다.   

   

그래서 저의 이 갈등은 아직 없애지는 못하고 있지만 이어가려고 합니다. 더 많은 다우와 함께 하는 찻자리가 아니라 차에 대해 좀 더 진지하게 들어가는 분위기로 운영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올해 다연회 찻자리는 다담의 깊이를 더해 가도록 해볼까 합니다.     

 

올해 다연회 다회는 재미있는 자리이기보다는 차에 대해 알고 가는 찻자리로 운영해 보겠습니다. 참석하는 다우를 더 많이 모으려고 하지 않고 적으면 다담을 더 알차게 주고받을 수 있다는 분위기로 만들어가겠습니다. 올 한 해에 빠지지 않고 참석하면 ‘보이차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스스로 내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내년이면 다연회가 창립 20주년이 됩니다. 20년이라는 세월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올 한 해를 앞에서 다짐했던 뜻대로 운영되지 못했다는 결과로 연말을 맞게 된다면 다연회는 20주년을 맞이할 수 없을 것이라는 다짐으로 신년 다회 후기를 마무리합니다.

 

     

다연회 2025년 다회 운영에 우리 다우님들이 공감해 주시고 적극 동참해 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며칠 후면 설날 긴 연휴가 이어집니다. 차와 함께 즐거운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무 설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