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다연회

다연회 2024년 4월 야외다회 후기-맛나게 먹고 마시는 찻자리, 봄날은 간다

무설자 2024. 4. 29. 16:18
728x90

다연회 2024년 4월 야외다회 후기

맛나게 먹고 마시는 찻자리, 봄날은 간다

 

 

봄이면 다연회 찻자리는 밖으로 길을 잡습니다. 올해는 양산에 좋은 자리가 있다며 산수유님이 추천해서 그곳으로 정했습니다. 맛난 한정식을 먹고 카페 한쪽에 찻자리에서 차를 마시고 미술 전시까지 볼 수 있는 곳이라고 하네요.     

 

매달 만나는 다우지만 차실에서 나누는 다담은 대화의 소재가 한정되기 마련이지요. 야외다회는 시간을 넉넉하게 가질 수 있으니 다우들 간에 나누는 얘기가 좀 더 편안해집니다. 차실에서만 찻자리를 가지면 몇 년을 만나도 서먹한 사이로 보게 될지도 모릅니다.   

  

처음에는 4월 20일로 날짜를 잡았는데 다우들의 일정이 여의치 않아 다섯 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다시 일정을 한 주 미뤄 잡으니 9명에, 지난해 진하 해수욕장이 보이는 차실을 내어주셨던 미소님도 함께 해서 열 분이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근무 시간 관계로 지난해부터 참석하지 못했던 묵향님도 참석해서 다우들과 반가운 만남을 가졌습니다.

 

    

미소 한정식의 음식은 정갈하고 화려해서 식탁에 차려진 요리를 보는 걸로도 마음이 그득해지네요. 술은 누구라도 함께 마실 수 있어도 음식은 아무나 같이 먹지 못한다고 하지요. 그런데 다우들과 먹는 고급 정찬이 더 맛있는 건 우리들 사이는 벗으로 부족함이 없다는 것이겠죠?   

 

정갈하고 화려한 미소 한정식 요리, 오랫만에 나를 대접하는듯이 맛있게 먹었습니다

  

주말이라 밀리는 고숙도로에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다우를 기다릴 수만 없어 먼저 식사를 시작했습니다

 

찻자리는 공원처럼 가꾸어진 카페가 있는 갤러리, 스페이스 나무에서 가졌습니다. 큰길에서는 보이지 않는 숨은 공간이 이렇게 멋들어지게 가꾸어져 있네요. 한옥이 세 채나 오브제처럼 있고 갤러리는 수공간을 따라 들어가게 되어 있습니다. 갤러리에 들어가려면 입장료를 내야 하나 본데 한정식 손님은 무료입장이라고 하네요.   

 

공원 같은 갤러리와 카페인 스페이스 나무 전경

   

숨어 있어 큰길에서는 보이지 않는 비밀의 공간입니다
 

 

카페에 들어서니 한편에 큰 테이블이 놓여있어 찻자리로 손색이 없어 보입니다. 다만 그 자리를 쓸 수 있는 시간이 한 시간 반으로 한정되어 팽주의 마음이 바빠집니다. 오늘 준비한 차는 녹차 두 종류, 올해 햇모차로 대평 빙도 남박 첫물차, 대만 우롱 리산차, 대평 전홍 주주다홍, 대평 숙차 육성차, 장평수선입니다.

    

야외다회 찻자리는 공부하는 분위기로 마시면 재미없지요. 팽주는 차를 우리고 우리 다우들은 즐겁게 대화를 나누면 됩니다. 그런데 제가 그냥 차만 우리도록 하질 않습니다. 팽주는 질문이 들어오면 대답 정도만 해야 되는데 자꾸 말을 하도록 하는군요.

      

역시 봄은 녹차의 계절이네요. 풋풋한 녹차를 우려드리니 우리 다우들이 좋아라 합니다. 올 햇모차인 빙도 남박 첫물차도 운남의 봄소식을 4월에 맛볼 수 있으니 이런 호사가 없습니다. 주주다홍을 마시고 환호성에 가까운 반응이니 역시 맛난 차는 다 알아보게 됩니다. 찻자리 시간이 한정되어 장평수선은 5월 다회에서 마셔야겠습니다.  

 

편안한 자리에 격없는 대화, 야외 다회에서 다우들이 나누는 정담

     

찻자리를 마무리하고 갤러리에서 전시된 그림을 감상했습니다. 갤러리 주인이 작품에 대한 프라이드가 강해서 그림을 보는 마음이 편하지 않았네요. 그렇지만 오랜만에 갤러리에서 그림을 보니 문화적인 안목이 좀 높아졌을 겁니다.   

   

다우들과 가진 봄나들이는 너무 즐거웠습니다. 맛난 밥도 먹고, 맛있는 차도 마시고 오랜만에 미소님과 묵향님도 함께 한 자리는 다우들도 즐거웠으리라 생각합니다. 바다가 보이는 차실의 주인장이신 미소님을 진하에서 다시 뵙길 예약하며 4월 야외 다회를 마쳤습니다.

 

좋은 자리를 섭외해 주신 산수유님 애많이 쓰셨습니다. 찻자리에 다식은 기대를 더하는데 묵향님의 쑥털털이 맛있었구요. 산수유님 바나나, 서영님, 선영님 과자 챙겨오셔서  먹었습니다. 5월 다회는 혜원님이 팽주를 맡아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5월 다회에서 반갑게 만나요.

 

 

무 설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