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에세이 차 이야기

보이차, 어떤 기준으로 선택해야 할까?

무설자 2022. 3. 18.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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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220318

보이차, 어떤 기준으로 선택해야 할까?

 

보이차는 다른 차류가 가지지 못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보이차라는 이름 하나로 다 알기 어렵게 너무 많은 종류가 있다는 것이지요. 생차와 숙차로 구분하는 정도는 기본이지만 관목형과 교목형 차나무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흔히 고수차라고 부르지만 실제로는 수령에 따라 소수차, 중수차, 대수차, 고수차로 나누어 불러야 하겠지요,

나무의 형태가 사람의 키보다 더 큰 교목형 차나무는 채엽도 어렵고 한정된 다원에서 나오는 찻잎의 생산량이 다릅니다. 관목형 차나무는 밀식해서 자라기 때문에 찻잎을 따기도 쉽고 생산량도 많아집니다. 

 

2010년 전후로 관목형 차나무 잎으로 만든 대지차보다 교목형 차나무 잎으로 만드는 고수차가 대세가 되면서 차 산지가 포장지에 기재되기 시작했습니다. 7542, 7572 등으로 암호 같은 차 이름을 가진 포장지를 보면서 초보자들은 보이차가 생경스러웠을 것입니다. 하지만 포랑산, 이무정산, 대설산으로 차 산지가 기재되면서 그 차가 가진 향미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진의 위는 관목형, 아래가 교목형 차나무이다. 차나무는 교목이지만 차농사의 효율을 기하기 위해 가지치기를 통해 관목형으로 가꾼다.

부드럽고 단맛을 선호하는 분들은 임창 차구의 차를, 강렬하고 쓴맛을 좋아하는 분들은 맹해 차구의 차를 선택합니다. 물론 임창 차구의 차도 산지마다 쓴맛의 정도가 다르고 맹해 차구의 차도 단맛의 정도가 차이가 많습니다. 산지 별로 다른 향미에 잎을 따는 시기와 나무의 수령에 따라서 음미하는 맛이 다르지요.

 

이렇게 다양한 향미를 가려서 차를 즐길 수 있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내가 마셔서 만족할 수 있는 차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어야만 차값을 지불할 수 있는 기준을 잡을 수 있지요. 포장지에는 같은 산지의 이름이 기재되어 있지만 차 가격은 100 배까지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왜 같은 산지로 기재되어 있는데 차값이 그렇게 다를까요? 이해하기 어려운 이 내용은 간단하게 설명하기 어려운 보이차만의 특별한 사정이 있답니다. 보이차의 양대 명차라고 할 수 있는 임창 차구의 빙도나 맹해 차구의 노반장이 특히 그렇지요.

 

차를 선택할 수 있는 기준을 어떻게 잡을 수 있을지 귀띔을 드릴까 합니다. 우선 하루에 3리터 이상 量양으로 가리지 않고 적어도 3년 이상 차를 마셔야 합니다. 숙차나 생차, 값이 싼 차와 비싼 차, 임창 차구와 맹해 차구의 차를 골고루 마시면서 기본적인 차를 섭렵하는 거지요.

 

보이차에 대한 향미가 구분되기 시작해지면 이제 경제적 여건에 맞는 가격대를 결정합니다. 숙차와 생차를 두세 종류 정해서 한 달 정도 그 차들만 꾸준하게 마셔봅니다. 그러면 그 차들이 다른 차와 구분이 될 수 있는 나만의 기준이 될 수 있게 됩니다.

 

보이차의 양대 명차로 노반장과 빙도를 드는데 첫물차로 만들어지는 빙도는 한 편에 300만 원이 넘는다

빙도차나 노반장차가 한 편에 몇 만 원과 몇 백만 원이라면 어떻게 다를까요?  다른 차 산지도 마찬가지로 적게는 몇 배에서 수십 배가 차이 나는 것을 인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빙도나 노반장을 몇 만 원짜리를 마시고 난 느낌과 몇 백만 원 하는 차를 마시면 그만한 차이를 느껴야 하지요.

 

제 나이를 보면 차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세월이 얼마나 될지 알 수 없습니다. 이제는 차를 양으로 마시기보다 향미를 제대로 음미하는데 집중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값을 많이 치르면 무조건 좋은 차라고 생각하기보다 차를 선택하는 나만의 기준을 잡아 마셔야겠습니다.

 

작년에 선물 받은 마안산 고수차 명전 모차가 오늘 오후 차로 낙점되었습니다. 단맛이 너무 좋고 오래 우려도 계속 차의 향미가 유지되면서 온 몸에 시원한 기운이 돕니다. 좋은 차란 차 자체로도 건강해야 하지만 내가 마셔서 만족해야 내가 마실 차가 됩니다.

 

차를 어떤 기준으로 선택하고 있는지요?

 

 

무 설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