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에세이 차 이야기

이천원으로 마시는 커피와 보이차

무설자 2022. 3. 25.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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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220325

이천원으로 마시는 커피와 보이차

 

 

차를 공부해가면서 마셔야 제 맛을 알 수 있다고 하면 어떨까요? 무슨 차를 마시기에 공부까지 해야 하냐며 웃어넘길 수도 있습니다. 하긴 차를 알아가는 과정을 공부라고까지 얘기할 필요는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차를 너르게 나누면 여섯 종류로 볼 수 있습니다. 녹차, 백차, 청차, 황차, 홍차, 흑차로 육대 차류로 부릅니다. 녹차만 해도 증기로 찌는 증제차, 솥에 넣고 덖는 부초차로 나누어집니다.

 

이처럼 육대차류의 차는 각각 소분류로 나누어져서 차마다 다른 특색이 있습니다. 소분류 상으로 나누어진 차라도 채엽시기나 제다방법에 따라 급수가 나누어집니다. 같은 이름으로 포장지에 기재되어 있어도 가격 차이는 수십 배가 날 수 있으니 그야말로 천차만별입니다.

 

차면 차지 차가 뭐 금덩이냐며 고개를 젓는다면 제대로 된 차의 향미를 맛보기는 틀린 것이라 하겠습니다. 내가 마실 차를 얼마나 되는 금액을 지불하고 살 것인지 판단하는 건 오로지 내가 아는 차에 대한 지식의 차이입니다. 한번 마실 때 쓰는 차의 양으로 3g 기준에 천 원일 수도 있고 만 원일 수도 있는데 얼마로 결정하실는지요.

 

보이차를 예로 들면 357g 한 편에 십만 원이라면 3g 당 1000원에 조금 못 미치는 금액입니다. 커피 한 잔에 테이크아웃 기준으로 2000원 내외라고 보면 보이차 한 편에 200,000 원을 지불하는 건 무리가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한 편에 100,000원이라고 하면 비싸다고 고개를 젓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보이차를 대표하는 두 종류, 석귀차와 빙도차인데 두 차는 최상급 차이면서 열 배 가까운 가격차가 난다

보이차는 가장 값비싼 차이기도 하고 가장 싸게 마실 수 있기도 한 차입니다. 동그란 병차는 한 편에 357g인데 초보자가 마시려면 편 당 5만 원이면 나쁘지 않은 차를 살 수 있으니 한 번 우려서 두 세명이 배 부르게 마시는데 500원이면 됩니다. 1000원을 지불하면 더 좋은 차로 즐길 수가 있지요. 만약에 2,000원보다 더 많이 써서 5,000원을 지불할 수 있으면 고급차로 마실 수 있답니다.

 

그런데 보이차의 판매 비중을 살펴보면 한 편에 3만 원~5만 원이 가장 많습니다. 차에 대해 공부하듯이 관심을 가지고 마시게 되면 지불해야 하는 금액에 확신을 가질 수 있습니다. 차를 모르면 가격을 더 지불하라고 하지만 아는 만큼 좋은 향미를 즐기며 차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커피는 한 잔으로 둘이 나누어 마시지 않지만 차는 한 번 호에 넣어 우리면 서너 명이 마셔도 됩니다. 이렇게 커피와 차를 비교해보니 내가 마실 차를 구입하면서 너무 인색하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차를 마시면서 이모저모 공부를 해보면 훨씬 맛있게 마실 수 있는 길이 열린다는 걸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이제 차 공부 좀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요? ㅎㅎ

 

 

무 설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