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세상 이야기

우리에게 온 복동이, 지형이의 첫 돌을 축하하며

무설자 2021. 6. 9.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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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온 복동이, 지형이의 첫 돌을 축하하며

 

지형아,

네가 엄마 태중에 들었다는 소식을 듣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단다.

엄마는 네가 어디로 갈지 모른다며 네 태명을 찹쌀이라고 지었다고 하네?

엄마 뱃속에 찰싹 붙어서 꼼짝 말고 잘 있어달라는 간절한 바람이었겠지.

 

우리 찹쌀이가 엄마 뱃속에서 편안하게 잘 자라도록 얼마나 애썼는지 모른단다.

엄마 아빠는 물론이고 할머니 할아버지도 따로 바랄 게 없이 건강하길 빌었지.

찹쌀이라는 네 태명처럼 너는 엄마 뱃속에서 잘 자라주어서 고마웠단다.

 

2020년 유월 십일,

그러니까 딱 한 해 전 오늘 네가 드디어 우리 곁으로 왔단다.

엄마는 네가 더 건강하게 태어나도록 하루 내내 힘든 산통을 견뎌냈었단다.

그 아픈 시간을 보냈지만 결국 의사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서 너를 보게 되었다.

 

지형아,

넌 지형이라는 이름이 마음에 드니?

네 할아버지께서 예쁜 이름보다 당당한 이름으로 지어주셨구나.

우리도 처음에는 조금 아쉬웠던 게 사실이었단다.

하지만 네가 예쁜 여자로만 살기보다 당당한 사람으로 제 몫을 다하며 살길 바란다.

 

네가 엄마 뱃속에서 우리 곁으로 와서 눈도 뜨지 않았지만 천사 같은 모습이 엊그제 같구나.

너는 잠도 잘 자고 늘 웃기만 하면서 엄마아빠께 벌써 효도하는 아이였단다.

자고 일어나도 방실방실 웃는 그 모습이 얼마나 예뻤는지 모른다.

 

할머니할아버지는 두주나 삼주 만에 너를 보는데 쑥쑥 자라는 게 보였단다.

낯을 가리는 시기에도 우리를 알아보고 덥석 안기는 게 얼마나 좋았는지 너는 아니?

엄마아빠가 건축사자격 시험을 치르는 날에 우리와 하루 종일 잘 놀아줘서 다행이었단다.

그 덕분에 엄마는 그 어려운 시험에 찰싹 붙었으니 네 태명을 잘 지어서 그렇다고 하더구나.

아빠도 올 가을에는 꼭 시험을 통과할 테니 지형이도 응원해주렴.

 

지형아,

지난 한해를 보내면서 엄마아빠가 너 때문에 혼쭐이 난 적도 있었단다.

네가 열이 펄펄 나서 병원 응급실로 가 코로나 검사를 하고 두 주나 입원을 했었단다.

우리도 그랬지만 엄마아빠는 얼마나 놀랐겠니?

그래도 병원에 오래 있지 않고 퇴원할 수 있어서 참 다행이었다.

 

이제 첫돌을 맞았으니 두발로 걸음마를 하고 할머니할아버지 말도 해야겠지.

우리가 볼 때 걸음마도 할 수 있고 말도 하겠는데 꾀를 부리는 것 같네?

지형이가 언제쯤 두발로 걷고 말문을 열어줄는지 모르지만 기다릴 수 있단다.

 

이유식도 잘 먹고 잠도 잘 자고 부지런히 잘 노는 게 너무 고맙구나.

너를 탈 없이 잘 키워주는 엄마아빠가 할머니할아버지는 너무 대견스럽다.

한 해 동안 잘 커주었으니 앞으로도 더도 말고 건강하게 지금처럼 잘 자라다오.

 

온 세상이 생동감에 넘치는 유월에 우리 곁에 온 복동이, 지형아

엄마아빠가 그랬듯이 착하게, 열심히, 건강하게 자라다오.

할머니할아버지는 늘 네 편이니 뒤에서 든든하게 지켜주도록 할게.

 

네가 어떻게 살았으면 좋을지 기대도, 걱정도 하지 않으련다.

엄마아빠가 열심히 착하게 잘 살아왔으니 그 길을 따라 가면 될 것이다.

너는 엄마아빠가 지켜주는 세상에서 건강하게 자라주면 된단다.

 

할머니할아버지가 지형이의 돌을 맞이해서 할 말이 참 많지만 이만 쓰도록 하마.

네가 우리 곁에 와 준 걸로 이보다 더 행복할 수 없단다.

너만 떠올리면 미소가 절로 지어지니 고맙고 또 고맙다.

 

2021. 6. 10.

 

할머니할아버지가

 

추신 : 지형이가 할아버지와 같은 쥐띠에다 나와 많이 닮아서 더 기쁘단다.

        지형이 돌잔치에 할머니가 아픈 팔이 힘든지도 모르고 맛있는 음식을 잔뜩 했는데 얼마나 맛있는지 넌 모르지? ㅎㅎ

        지형이 돌잔치에 증조할머니, 둘째 이모할머니와 이모할아버지, 막내 이모 할머니와 이모 할아버지와 승혜이모와          아인이 이모가 축하해 주려고 참석했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