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에세이 차 시음기

'07 여명차창 여아공병 시음기-소욕지족으로 음미하는 차

무설자 2017. 7. 12.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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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설자의 에세이 차 시음기

'07 여명차창  여아공병 시음기

-11년 진기 생차의 향미를 소욕지족으로 음미하다



차연구소의 핫 프로그램인 사랑의 차 이어달리기에서 류뷰선님이 나눔한 차이다.

여명차창의 2007년산 포랑산교목고수차-女兒貢餠이라는 이름을 가졌다.

여기서 다소 생소한 여아공병의 의미를 알아보는 것도 좋겠다.


여아차는 옹정제때에 나온 말입니다. 여아차는 본래 운남지역 소수민족의 어린 여자애들이 차를 따면서 유래가 되었습니다. 왜, 철관음의 주 생산지 복건이나, 용정의 주 생산지 항주, 기타 녹차의 주산지 등등에는 여아차라는 이름이 없는지를 우리는 생각해 봐야 합니다. 왜 운남에서 여아차라는 말이 유래가 되었는지에 대해 설명을 하겠습니다. 운남에는 교목 차나무가 많이 있습니다. 3-4명의 어린 여자애들이 차나무에 올라 모차를 딴후  한 광주리에 모차를 담아서  짐에 온후 차를 만들어 마셨습니다. 어느 봄날 나무에 올라 아주 작은 백호모차가 많이 있는걸 보고나서  가슴팍에 모차를 담았는데, 그날 따라 차나무 위에 아주 어린 모차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대박이다 라는 생각에 오랜 시간동안 시간이 가는줄도 모르고 많은 모차를 따서 가슴팍에 담아두었다가 광주리에 부었는데, 은색빛이 나는 모차가 금빛으로 바꿨다고 합니다. 금빛으로 바꿨다는 말은 이미 발효가 많이 진행되었다는 설명입니다. 여자 아이들이 가슴에 차를 안고 있으면서 많은 열이 백호모차의 발효를 자극 시켰습니다. 이 처럼 아주 어린 백호차의 발효속도는 큰 엽저보다 발효도가 높습니다. -공부차에서 퍼 옴


공병이란 청나라 때 황제에게 공납했던 차라는 의미이니 아주 귀한 차라는 의미를 차이름으로 쓴 것이다.

어린 잎을 차청으로 써서 공차를 만들듯이 정성들인 차라고 해석하면 되겠다.

중국차에 붙이는 이름대로 기대를 하면 안 되지만....ㅎㅎㅎ 



류부선님이 차를 보내면서 2017년 햇고수차를 함께 보내주셨다.

올해 모차를 이 정도의 양으로 받으니 여아공병보다 더 귀한 선물을 덤으로 받았다.

남나산 조춘차를 먼저 마셔보았는데 운남의 차향이 은은하게 피로를 가셔준다.



야아차는 어린 소녀가 딴 차라는데 포장지의 그림으로 보면 성숙한 처녀의 모습이다. ㅎㅎㅎ

여명차창은 오랜세월 맹해차창과 같은 맹해지역에 위치한 국영차창으로서 사용하는 차청에서 제작공법까지 맹해차창 보이차와 상당히 비슷한 특징을 보인다고 한다.

여명차창이 100% 민영화되기전으로 국영여명차창의 이름으로 제작되었는데 2007년부터 차창이름이 여명농공상연합공사차창으로 출시되었다.



포장지를 벗겨보니 어린 잎에 백호가 가득하여 여아차라는 이름에 걸맞는 병면을 볼 수 있다.

병면에 코 끝을 대어보니 10년의 세월에도 향긋한 차향이 차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준다.

아마도 맛도 병면과 차향만큼 기대에 만족하게 다가오리라 생각한다.



내비를 살펴보니 간자체를 쓰지 않아서 대충 읽어낼 수 있는데 차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다.

그런데 차명은 포랑산교목고수차라고 하면서 원료에다 운남야생교목생태차라니 ...ㅋㅋㅋ

야생차, 생태차, 고수차...대지차를 빼고는 다 들어있는 차엽에 대한 정보이다.




5.5g을 떼어내서 아끼는 차호에 넣었다.

오건명 작가의 노주니 소자야 석표로 150cc 용량이어서 혼자 마시기에는 다소 많은 양이다.

오건명 작가는 몸값이 많이 올라서 지금은 그의 호를 구입하려면 큰맘을 먹어야 한다는데....ㅎ




일단 한 마디로 참 맛있는 차라고 만족하게 된다.

90년대 노차에 기대를 걸고 이런저런 경로로 구입을 하기도 했지만 마음에 드는 차는 거의 없었다.

이제 90년대 차를 소장하리라는 기대는 아예 접었고 2000년대 초반 차에 집중하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2007년 차인데 이렇게 생차를 마시는 기쁨을 주다니...

차를 마시니 처음에는 달콤한 이 바로 다가오고 곧 쌉스레한 맛이 느껴지면서 입안에 가득 무겁게 담긴다.

이만하면 07년 차로는 더 바랄 것이 없지만...떫은맛은 제법 세게 다가오지만 목구멍 주변은 괜찮은 게 다행이다.


잡내는 아예 없다고 할 정도이니 곁에 두고 여름내내 즐겨 마셔도 좋겠다.

노차를 찾아서 기대하는 진년 보이차를 마시고 싶지만 내 손에 들어오지 않는다.

20년 이상 된 차는 포기하고 이제는 10년 이상된 생차로 입맛을 맞추려고 하기에 이만하면 되지 않겠는가?


少慾知足 !!!



무 설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