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설자의 단독주택 이야기
관해헌(觀海軒) 4-집을 지어 올리며
집을 지어 올리며
어떤 형태로 하여 구성된 평면과 조화롭게 할 것인가? 정자의 경사지붕이 중앙에서 다시 솟구치고, 2개층의 안채동의 볼륨이 어울리지 않으니 연결하는 주방식당부에서 키를 훨씬 키워 타워를 만든다. 물탱크부분을 의장적으로 강조하여 좌우의 어울리지 않는 두 곳을 거느릴 수 있도록 하여경사지붕의 다양함을 균형으로 극복했다.
대지의 주변이 어수선하고 대지에 인접하여 공동주택이 있으므로 복잡한 입면이나화려한 재료를 쓸 경우 오히려 어색하게 된다.최소한의 선으로 단순화 시키고 가장 기능적인 재료를 쓰기로 결정한다. 외단열마감으로 결정하고 건축주에게 재료에 대해설명을 드리자 의외로 흔쾌히 응해주었다.
기능적으로는 우수한 재료지만 재료의 질감이 고급스럽지 못하고 원하는 마감상태를 얻기 어려운 것이 흠이다. 아직 부산에서는 시공예가 별로 없고 도심에서는 먼지 등에 의한 유지관리가 문제가 되므로사용하기가 힘든 재료이다. 다행히 이곳은 공해나 먼지가 별로 없으므로 용기를 내어 제안했는데 채택에 어려움이 없어 다행이었다.
외벽과 달리 창호는 결정에 이르기까지 꽤 진통을 겪어야 했다. 이건 창호를 추천한 바 가격에서 일반 창호에 비해 차이가 크다보니 설계자의 입장에서 고민이었다.같이 모델하우스에 가서 창호를 직접 작동하고서 그자리에서 바로 결정을 할 수 있어다. 그러나 가격 때문에 이건 창호의 기능을 살린 창호가 아니라 단순창호로 설치한 점이 좀 아쉽다.
외단열공법과 이건창호의 결합은 아주 좋아 보였고, 부분적으로 사용한 종석에 의한 외장의 어울림도 좋았지만 역시 시공상태의 불만은 어쩔 수 없었다. 창은 인체의 눈에 비유할 수 있다. 눈이란 기능적으로는 잘 보이면 그만이겠지만 얼굴에서는 그 모양새에서그 크기나 형태가 전체적인 윤곽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건물에서 창도 마찬가지이다.평면에서 창은 보기 위한 요소이지만 입면에서의 창은 보이기 위한 부분이므로그 처리가 얼굴과 마찬가지로 위치나 크기, 모양에서 잘 배려되어야 한다. 관해헌에서 창은 바깥을 보기위해 비교적 시원시원하게 뚫었다. 특히 정자의 처리와 계단실의 커튼월 처리는보는것과 보이는 것에서 양쪽다 만족스럽게 처리되었다.
타워를 형성하는 중심부분에서 물탱크실의 창은 가장 높은 위치의 창이며 삼각형 박공아래 전(田)자의 모양은 밤에 불이 켜질 때 그 상징성은 두드러질 것이다. 현관과 정자 사이의 벽에 설치한 이형의 창은 관해헌을 나타내는 상징부분이며벽 자체가 경사지게 되어 있어 식당에 햇빛을 제공하는 기능을 지닌다. 평면을 보면 안채의 장방형과 정자의 마름모가 기본형태이므로그 평면의 의미를 창으로 표현한 것이다.
계단실의 커튼월은 평면상에서 이층의 계단 끝에서 보이는프레임 상의 느낌이 또 하나의 압권이다. 일층과 이층을 오르내리면서 작은 주택에서 느끼기 어려운 계단창을 통한 풍경을 볼 수 있다. 전체적인 조형상에서 볼 때 계단실의 돌출은 혹과 같이 보여질 수도 있다. 사실 계획과정에서 식당과 정자사이에 있던 것이 동선과 기능의 분리때문에앞으로 빠져나온 계단실을 약화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설치한 커튼월이 이와같은 의외의 시각적인 효과를 가져온 것이다.
대지의 마무리
6M의 높이차를 극복하는 것 또한 문제였다. 대지를 조성하는 과정에서 뒷편의 학교석축을 보강하는 옹벽을 만들어야 했다. 그 바람에 대지를 1.5M나 점유하게 되어 건물의 배치가 바깥으로 밀려 나면서 계획되어 있던 계단이 처리되지 못하게 되어 버린 것이다. 대문을 열고 계단을 완만한 곡선을 지운 계단이라 6M나 되는 높이를 올라가는 데도 대문에 들어 서면서 부담스럽지 않도록 단을 지워 조성했다.
담장과 대문의 처리는 또 하나의 큰 고민이었다. 경사지게 설치되는 담장의 조성은 전통담장 처리의 기법에 따라 계단지워 설치했고 대문 또한 담장의 연속으로 단순하게 처리하여 본채의 다이나믹한 형태에 간섭을 일으키지 않도록 배려했다. 대지의 뒷쪽 공지는 수종을 대나무로 했으나 방범설비 설치상 담장높이이상 높이로 키 큰 나무가 올라갈 수 없어 대숲이 없어진 것이 아쉽다. 인접대지와 담장으로 구획된 삭막함이 아니라 대숲의 댓잎이 흔드는 바람소리를 들으려 했는데...
바다를 바라보며
구름이 수평선을 덮고 있다
푸른 하늘은 어디로 갔을까
구름은 구름 하늘은 하늘
구름 뒤의 하늘은 보이지 않을 뿐
바람이 분다
구름을 밀고 하늘이 고개를 내민다
구름은 구름 하늘은 하늘
하늘은 구름을 다른 손에 쥐고 있을 뿐
구름만 보는 사람
하늘이 제자리에 있어도
해운대 앞바다는 구름에 덮혀 있다고
하늘은 보지 못한다
구름은 구름 하늘은 하늘
해운대에 사니
바다를 본다
하늘과 바다는 선으로 만나
구름을 토하고 별을 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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