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설자의 단독주택 이야기-관해헌1
관해헌 -해운대, 바다가 보이지 않는 땅에서
대지위치 :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우동
지역지구 : 자연녹지.일반주거지역
대지면적 : 588M2(177.87평)
건축면적 : 116.52M2(35.25평)
연 면 적 : 286.40M2(86.64평)
건 폐 율 : 19.82%
용 적 률 : 32.81%
규 모 : 지하1층, 지상2층
설 계 : 김정관
茶를 우리며
숙우에 물을 붓는다. 한껏 끓인 물을 천천히 부어 식힌다. 덜 끓여 낮은 온도로 써도 안되고 너무 끓여도 못 쓴다. 물의 기운이 다스려질 정도로 끓여서 써야 찻잎과 잘 교합되어 좋은 차를 낼 수 있는 것이다.
건축사는 작품이 될만한 작업을 만나면 열정을 한껏 높인다. 하지만 잘 삭혀야만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미지근한 욕심만으로는 제대로 된 작품을 우려내기 어려운 법이다. 좋은 작품을 만들어내려는 의욕과 주어진 조건이 잘 어우러져야 좋은결과가 나올 것이다.
맛있는 차 한 잔을 잘 우려내듯 지어진 관해헌의 설계과정을 음미해 본다.
바다가 보이는 집
해운대에서 바다가 보이는 집에 살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큰 축복일 것이다. 해운대에 살고 있다고 해도 바다가 보이는 집에서 살 수 있는 집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바다를 볼 수 없는 대지인데 바다가 보이는 집으로 설계를 할 수 있다면 어떻겠는가? 만약에 그렇게 집을 설계할 수 있다면 건축가의 능력 중의 최고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건축주의 입장에서는 이보다 더 좋은 집을 설계할 수 있는 건축가는 없으리라.
보이지 않는 바다를 볼 수 있게 된 이 집은 건축가가 마술을 부려서 가능했던 것일까? 대지에서는 바다가 보이지 않았다.
단독주택은 무엇이 달라야 하나?
단독주택은 분명히 아파트와는 다른 평면을 가져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단독주택이라고 해도 대부분의 평면은 아파트와 크게 다르지 않는 집이 많다. 아파트의 평면이 단독주택과 비교해서 나쁘다고 볼 수는 없다.
문제는 아파트를 닮은 평면은 너무 획일적이라는 데 있다. 집에서 평면은 생활하는데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단독주택을 지으려는 건축주의 처지에서는 우리집다운 공간이 될 수 있는 평면을 가질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 집을 구상하면서 한옥이나 사찰 등의 정자나 누마루의 특성을 접목시키는 무모한(?)시도를 해 보았다. 대지가 가질 수 있는 특성을 찾아 이를 최대한 이 시대의 주택에 담아내는 작업을 했다고 하면 되겠다. 도로에 접한 대지여건은 주변의 높은 집과 뒷편의 학교 축대에 묻힌 땅이었지만 인공지반을 만들어 들어 올렸다.
정자에서 멀리 해운대 앞바다를 볼 수 있는 집, 아스라히 보이는 수평선으로 지나는 배와 바다와 만나는 푸른 하늘에 구름이 떠간다. 아침과 저녁의 풍경, 여름과 겨울의 정취를 바다와 함께 느낄 수 있는 집이다.
대지에서 수평선이 보였다. 수평선을 품은 바다는 이제 보이는 정도가 아니라 이미 내 마음 속으로 들어왔다.
김 정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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