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에세이 차 시음기

2010 다송 발효차 시음기-이런 발효차는 처음인데...

무설자 2010. 11. 30.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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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설자의 에세이 차 시음기 101129

2010 다송표 발효차 시음기

이런 발효차는 처음이라...

 

 

 

 

 

이제 우리나라도 발효차의 시대에 진입하나봅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마실만한 우리 발효차가 많지 않다고 투덜댔는데 올해는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나오는 발효차도 그 종류가 많겠지만 제가 만난 차들은 맛이 참 좋더군요.

 

올해 만난 우리 발효차는 화개 차천지의 알가차, 지리산 산청 덕산황차, 광양 정토사 풍경소리 병차...

이 차들은 주변의 다우들과 같이 마셔도 한결같이 좋은 평이 나왔습니다

녹차를 마시면 속이 불편하다는 분들도 발효차는 편하다고 합니다

 

우리 발효차는 제다법에 따라 청차, 황차, 홍차 등 여러가지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제가 만난 우리 발효차는 황차로 만든 것이 많았습니다

백차나 청차는 띄우는 과정이 없고 황차나 홍차는 띄우는 과정을 있어서 맛의 방향이 달라지지요

 

황차나 홍차로 만들어진 우리 발효차를 마셔왔는데 다송 발효차는 좀 다릅니다

그냥 발효차라고 하면 될 것을 궂이 6대 차류 중에서 어떤 차냐고 물으면...?

다송 발효차는 아마도 청차류가 아닐까합니다

 

그럼 이 차를 같이 한번 마셔볼까요?

그 전에 이 차를 어떻게 입수했느냐고 물을 분이 계시지요?

답은 간단한데...그냥 좀 보내달라고 떼를 써서....ㅎㅎㅎ

 

 

 

 

자 이제 '10 다송표 우리 발효차 시음을 시작합니다

마침 제가 찻자리를 하면 젤 편안한 다우가 와서 함께 앉았습니다

이렇게 鬪茶 방식으로 차를 마실 때는 혼자도 좋지만 다우와 같이 마셔도 좋지요

 

우선 올해는 다송님이 발효차를 양건과 음건으로 나눠서 만들었다고 합니다

햇볕을 쐬어 만든 양건차와 그늘에서 만든 음건차로 나눠진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양건차와 음건차는 같은 찻잎으로 어떤 다른 맛이 나올까요?

 

 

 

우선 양건 발효차를 잘 생긴 개완에 2.9g을 담았습니다

개완이 맘에 드시나요?

이번에 구입한 경덕진 개완입니다 ㅎㅎㅎ

 

 

 

 

그 담에는 음건 발효차를 3g을 담아 보통 개완에 넣었습니다

고급 개완은 차맛을 다르게 만들까요?

그럴 수 있을 텐데 불행하게도 저는 그 차이를 감지할 능력이 못되어서...

 

 

이제 숙우를 좀 보겠습니다

보통은 거의 유리 숙우를 쓰지만 유리 역시 차맛을 순하게 해준다고 하네요

그래서 저도 백자 숙우를 구입했습니다.

 

 

손잡이를 인체공학적으로 만들어서 손에 착 안기듯 다루기가 참 편안합니다

하얀 백자라서 탕색을 보기도 좋을 뿐 아니라 절수도 잘 되어 유리 숙우는 한쪽으로 밀어둡니다 ㅎㅎㅎ

우리 찻그릇도 크기도 적당하고 모양도 다양하게 나와서

중국 그릇만 바라보는 시선을 돌려도 될 것 같네요

 

 

물을 끓여 한소쿰 식혀서 개완에 부었습니다

발효도가 높아보이지 않아서 물을 식혀 내는 것이 좋을듯 해 그렇게 했습니다

중국 반발효차도 발효도가 낮은 청차류는 뜨거운 물을 바로 쓰기보다는 한소쿰 식히는 것이 좋더군요

 

 

이렇게 뚜껑을 열어보니 동방미인을 연상시킬 다양한 색깔의 잎이 보입니다

녹색에서 갈색 사이까지 다양한 저 잎들이 어떤 다양한 맛을 만들어낼까요?

보통 우리 발효차들은 황차 방식으로 만들어서 거의 갈색이 되지요 

 

 

숙우에 옮겨 붓습니다

탕색을 보아도 발효도가 낮은 차라는 것을 알 수 있겠습니다

투명한 유리 숙우보다 백자 숙우의 음건차가 탕색이 돋보입니다

 

 

세차 없이 바로 잔에 부어서 마십니다

맛은 나눌 수가 없으니 탕색으로 맛을 상상해 보시지요

바라보기에도 마시고 싶은 마음으로도 이 탕색이 마음에 드시지요?

 

 

두번 째 탕이 색이 더 짙어졌습니다

계란 노른자 색이라고 해야할까요?

맑고 고운 색~~~

 

 

두 번을 우린 엽저를 한번 보시지요?

황차 방식으로 만든 우리 발효차보다 웬지 깨끗해 보입니다

띄우기 과정이 없는 청차 만들기는 산화발효라고 하는데 균의 활동이 없어도 발효라고 해도 될까요?

 

아뭏든 산화발효과정을 통해 여러가지 성분이 어우러지면서

그 차만의 독특한 맛이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다송표 발효차의 맛은 어떨까요?

제가 마신 발효차들은 황차나 홍차방식이어서 청차류보다는 짙은 탕색과 강한 맛을 보입니다

 

다송표 발효차는 은근한 단맛과 쓴맛이 어우러지는 맛이라고 할까요?

양건차는 쓴맛에 떫은맛이 조화로와서 유럽식 홍차맛이 생각나게 합니다

음건차는 양건차에 없는 독특한 향이 느껴지는데 쑥향같은 향이 올라옵니다

 

 

탕색은 두 차가 특별히 다르게 보이지 않지만 맛에서는 독특한 향의 차이를 보입니다

저는 음건차가 더 좋게 다가오는데 다우는 양건차가 맛이 더하다고 하는군요

차는 기호에 따라 취향이 다르니 어느 차가 좋다고 할 수는 없지요

 

 

열 번 가까이 우려도 은근한 맛이 지속됩니다

차를 마시는 제 취향은 단맛이 강할수록 점수를 더 주지만 다송표 발효차는 단맛은 덜하게 느껴집니다

녹차의 풋풋함도 남아있고 발효차의 독특한 맛도 어우러져서 나름의 매혹적인 차라고 생각됩니다

 

 

 

이렇게 시음기라고 쓰고 있지만 이 차의 맛을 어떻게 옮길 수가 있을까요?

저의 부족함으로 그냥 사진으로 보면서 맛을 상상할 수밖에 없으니...

그냥...맛 있습니다 ㅎㅎㅎ^^

 

 

제게 있는 우리 발효차 두 종을 우려 보았습니다

이렇게 짙은 탕색을 보이는 것이 대부분의 우리 발효차지요

단맛이 좋아서 요즘 즐겨 마시고 있는데 황차는 후발효를 기대할 수 있다하니 항아리에 넣어두었답니다

 

 

우리 차의 미래를 발효차에 걸어보는 분이 많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아직 우리나라 발효차의 전형은 나오지않았다고 봅니다

중국 발효차에 뒤지지 않는 우리 발효차가 빨리 나오길 기대합니다

 

중국 발효차의 대표 브랜드인 철관음, 대홍포를 능가하는 우리 청차는 언제 나올 수 있을까요?

다송차가 그 자리를 대하기를 기대하면서 좋은 차를 마신 시음기를 마칩니다

다송님, 고맙습니다

 

 

 

무 설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