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에세이 고찰순례

유위적인 무위사 - 강진 월출산 무위사

무설자 2010. 4. 5.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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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설자의 에세이 산사순례기 1004041

有爲的인 無爲寺

강진 월출산 무위사

 

 

 

오래 머무르고 싶었던 무위사

하지만 단체순례의 첫 코스라 다음 일정을 염려하여 제대로 돌아볼 시간도 가지지 못하고 서둘러 떠났던 곳입니다

오래 전의 참 좋았던 기억이 다소 훼손되어 버린 무위사...

 

無爲...그대로 이던 무위사에 有爲의 행위가 아쉽게 진행되어 가고 있었습니다

질서 정연하게 쌓아올린 축대하며 속도전으로 지어가는 여러 전각들이 그렇습니다

큰 돌 작은 돌, 둥근 돌 모난 돌이 그대로 어우러져야 하는데...

 

 

 변하지 않는 건 아무 것도 없지만 안목이 없는 스님들의 수준에 맞는 절집의 변신은 실망스럽습니다

주변의 돌을 모아서 있는 그대로 그야말로 자연스러움을 그대로 닮아야 하는 우리 터잡기에 집짓기를 이해하지 못하나 봅니다

새로 손을 본 지붕의 질서정연함마저 미워 보입니다

 

 

우리 집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보여주는 극락전의 옆 모습입니다

자연에서 가져온 나무의 원형을 가능한 손대지 않고 쓴 그대로를 누드로 보여줍니다

기둥을 올려놓은 초석도 막돌을 그대로 씁니다

 

 

이 자연스러움은 극치의 아름다움입니다

그런데 절을 정비한다며 쌓은 축대를 보니 무언지 모를 거부감이 다가옵니다

원래 있었던 축대의 돌은 그렇지 않았을 것인데 어디로 갔을까요?

 

 

앞에 보이는 새로지은 전각의 기단은 이 지역의 돌이 아닌 화강석을 써서 만들었습니다

하얀 화강석을 대패로 민듯이 깎아 놓고 초석도 연화대를 칼질 하듯이 맨듯하게 만들었습니다

옛 선조들이 자연석을 그대로 초석으로 이용한 이유를 모르기 때문일 것입니다

 

 

기둥 아래에 놓는 돌이나 기단을 조성하며 자연석, 막돌을 그냥 놓는 이유는 인공적인 가공을 가능한 피하기 위함이지요

자연에서 빌려와서 집이 허물어지면 그냥 자연으로 돌아갑니다

그래서 더 친근하고 아름다움을 자연과 함께 어우러지게 하는 것입니다

 

 

새로 조성한 종각의 기둥 아래를 주목해 보십시오

대패로 밀어놓은 것 같은 부자연스러움이 거북스럽습니다

절을 조성할 때 스님들의 안목이 절 분위기를 결정합니다

 

 

이렇게 넓은 절 마당도 웬지 자연스럽지 못합니다

아무리 큰 절일지라도 이렇게 휑하게 넓혀 쓰지 않았던 이유는 왜일까요?

해인사, 통도사, 범어사같은 큰 절도 적당한 크기로 마당을 만들었던 이유를 생각해 봅니다

 

 

이렇게 탑과 극락전을 좁혀서 사진을 찍어보니 마음이 편해집니다

옛날에도 이렇게 넓은 마당을 가졌던 절인지 알 수 없지만 요즘 넓은 마당을 가진 절들이 너무 有爲的이라 생각합니다

무위사... 너무 有爲스럽게 변해가는 것이 안타까워서 몇자 적어 보았습니다

 

 

이 나무만이 변함없이 무위사의 무위를 지켜 줍니다

無爲...

 

 

 

무 설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