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에세이 차 시음기

'05 이무 고수차 소병 시음기

무설자 2010. 3. 17.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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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설자의 차 시음기 1003

'05 이무소병

맑은 차라 편안하게 마시고 소병이라 부담없이 나누기도 하고

 

 

 숙차를 주로 마시는 이유를 하나만 얘기하라고 하면 편하기 때문입니다

적당하게 넣고 뜨거운 물을 부어서 그냥 마시면 되기에 특별히 따질 것도 별로 없지요

잡내가 적어야 하며 떫은 맛이 덜하면서 단맛이 많으면 그냥 누구라도 마실 수 있지요

 

그런데 생차는 조심스럽습니다

노차와 대비되는 오래되지 않은 생차를 마실 수 있다 없다를 따지는 것부터...

그래서 숙차를 오래 마셔왔는데 근자에 생차를 마시기 시작했습니다

 

藏生茶라고 해서 노차가 아니면 마시지 말라는 원칙아닌 원칙이 일반론이었지요

그래서 괜찮은 고수차를 몇년 전 부터 소장하고 있으면서도 마실 엄두를 내질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100년 이상, 2~300년 된 교목 차나무로 만든 고수차는 햇차도 마실 수 있다고 하더군요

 

마셔보니 생차라고해서 무조건 몇십 년을 묵혀서 마셔야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관목 재배차가 아닌 고수차로 만든 차라야 한다는 원칙 앞에서...

문제는 교목 고차수로 제대로 만든 차를 어떻게 구할 수 있느냐가 문제지요

 

저는 차복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고수차라고 이름 붙일 수 있는 차들은 녹차처럼 마셔도 좋더군요

녹차와는 다른 맑은 차의 맛이 일상에서 차를 마시는 즐거움을 더해 줍니다

 

근래에 만난 고수차 한 편을 마셔보는 이야기를 해 볼까요?

차창의 이름이 아주 깁니다

'05년 이무차로 만든 고수차라고 부릅니다

 

이렇게 소병으로 만들면 구입하기도 좋고 평소에 생차를 마실 수 있다면 관리하기도 좋지요

좋은 차를  357g보다 편당 가격이 가벼우니 주변에 나누기도 좋고요

제가 주로 차를 구입하는 곳에서도 소병으로 만들면 좋겠는데....

 

병면입니다

'05년 차라서 슬슬 색상이 익어가는 징후를 보입니다

긴압은 비교적 느슨해서 떼어내기가 좋더군요

 

디테일하게 찍어보았는데 접사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황편과 백호가 섞여 있는데 모료는 아주 어린 잎은 아니지만 우전 단계는 되는 것 같습니다

느슨하게 긴압을 해서 수장용이기 보다는 그냥 마시는데는 좋을 것 같지요

 

적당히 3g정도를 담았습니다

익어가는 색깔을 보여주지요

녹차와 달리 쇄청모차는 햇차 상태에서는 검녹색을 띄면서 점점 색깔이 검어집니다

 

한번 세차를 하고 다시 물을 부었습니다

개완이 80cc 정도 물이 담기는 양이라 적당할 것 같습니다

우려나오는 탕색이 보입니다

 

유리 숙우에 따르고 엽저를 플래쉬를 터뜨려 찍었더니 잘 익은 차처럼 보입니다

사진을 통해서는 제 모습을 보기는 어렵지요

이 정도 엽저 색깔이면 탕색도 황금색이 진하게 나와야지요

 

후래쉬를 터뜨려 찍었더니 황금색이 슬슬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 색은 실제 상황이 아닙니다

하지만 걸름망을 쓰긴 했지만 맑은 탕색을 보입니다

  

후래쉬를 쓰지 않고 형광등 아래에서 찍은 탕색입니다

건너편의 그림이 보일 정도로 탕색이 맑습니다

노란색에 금색이 살짝 비치기 시작합니다

 

청자 잔 

 

은 잔

 

금잔

어느 잔에 담아도 맑은 차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은잔에 비친 탕색이 고수차의 맑고 진하게 드러납니다

 

이 사진은 엽저의 제 색을 잘 받아낸 상태입니다

갈색으로 점점 익어가는 것이 보이지요

막 만든 투박함이 누구러지면서 차맛을 즐기기에 적당한 상태로 온 것 같습니다

 

 

3-4탕을 모아서 다시 탕색을 봅니다

아주 맑고 농한 느낌이 오네요

녹차와 다른 점이 바로 노란색이 아주 짙어진다는 것이지요

 

자 이제 맛을 한번 얘기해 볼까요?

제가 마셔본 이무차의 특징은 쓴맛과 단맛이 아주 조화롭다는 느낌입니다

이 차는 몇년의 세월이 고수차의 향기는 좀 엷어지면서 복합적인 맛을 드러내는 것 같습니다

 

먼저 쓴 맛이 느껴지고 바로 단맛이 어우러지면서 기대보다는 농濃함이 약하지만 입안에 감깁니다

적절한 쓴맛이 단맛의 가벼움을 보완해준다고 할까요?

녹차를 마시면서 느끼는 가벼움을 보완해주는 맛입니다

 

평상시에 차를 즐기는데 무리가 없어보입니다

고수차라면 엷게 우려서 자주 마시더라도 속에 부대끼는 우려는 별로 없어야 합니다

아직 자주 마시지는 않았지만 이대로 즐겨 마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한통을 구입할 기회를 놓쳐서 차를 전도한 다우께 한편을 얻어서 마실 기회를 얻었습니다

이벤트로 착한 가격에 구입항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이 아쉽군요

이런 차를 소장해서 마시고 나누는 것도 복이라고 할까요?   

 

차를 좋아하는 것도 집착일까요?

마음에 드는 차는 제게 가족과 같습니다

옆에 두고 즐기면서 나눌 수 있는 건 가족보다 좋은 점이기도 합니다

 

소병으로 만들어 구입하기도 나누기도 좋은 차

복도 짓고 벗과의 정도 나눌 수 있으니 다음에 기회가 오면 꼭 구입해야겠습니다

한통 넉넉히 두고 마시는 다우들께 부러움을 전합니다

 

 

무 설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