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설자의 차 시음기 091010
'03 경매산 裕嶺一古茶園 101TEA 고수차
운보연 첫 댓글왕 상품으로 받은 차
귀한 차라고 하면 어떤 차를 일러 그렇게 부를 수 있을까요?
'돈을 주고 살 수 없는 차'가 아닐까요?
오늘 시음기를 써보는 '03 경매산 裕嶺一古茶園 고수차가 바로 그 차입니다
운보연에서 처음 시행한 댓글왕 선정에서 상품으로 받게 된 차입니다
제가 목소리 높여 이야기하는 댓글로 공덕을 쌓아 얻게된 결과물이지요
고수차의 명품을 만드는 운보연에서 상품으로 내 놓은 차라면 얼마나 대단할까요?
우선 이 차는 일련번호가 매겨져있습니다
게다가 1kg이 아닌 100g입니다
250g이기만 해도 과감하게 뜯었겠지만 100g이라 참 망설여 지더군요
2003년 차이면서 일련번호 858번입니다
아마도 한정판으로 숫자를 셀 정도로 신경을 써서 만든 차인가 봅니다
제가 경매산 차를 특히 좋아해서 맛도 참 궁금합니다
차가 작은 것인지 내비가 큰 것인지 ...
내비치고는 아주 고급스럽지요
고수차의 향이 우리지 않아도 은은합니다
내비를 확대해서 보니 경매산 裕嶺一古茶園 개발유한공사라고 적혀있습니다
처음 들어보는 차창이군요
858번이라는 일련번호도 보입니다
차 포장지를 뜯으면 저는 이렇게 한지를 접어 만든 봉투에 넣어 보관합니다
중국산이 아닌 순수 우리 한지를 특별히 구해서 쓰고 있습니다
냄새 흡수도 차단하고 보관도 용이하지요
옷을 조심스럽게 벗겨 봅니다
아주 어린 잎으로 만들었습니다
긴압도 느슨하게 된 편이라 잎이 하나하나 살아있습니다
아껴서 마셔야겠기에 2g 정도를 담았습니다
한 50번은 우려 마실 수 있겠지요
어떻습니까?
차잎이 제대로 만든 차 같아 보이지요
어린 잎으로 만든 차를 우릴 때는 물을 한소끔 식혀야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끓인 물을 잠깐 숙우에 받아서 식힙니다
보이차도 어린 잎일수록 처음에는 물을 식히고 뒤로 갈수록 뜨거운 물을 그대로 쓰면 좋은 맛을 낼 수 있다는군요
세차를 하고 잠깐 식힌 물을 부으니 곧 차가 우려져 나옵니다
2g 정도를 넣었는데도 탕색이 눈에 바로 들어올 정도로 풀어집니다
어린 잎이라 그럴까요?
03년이면 6년 정도 세월을 먹었네요
잎이 갈색으로 서서히 변해가는 것이 보입니다
그럼 맛도 그만큼 익었겠지요
숙우에 거푸 차를 따뤘습니다
탕색이 아주 예쁩니다
세월이 지나도 생차가 가져야 등황색을 제대로 갖춰가는 것 같군요
이 황금색에 가까운 탕색에 거는 기대는 어떤 것일까요?
흔히들 맛 있다고 하는 차맛에 이 안에 가득할런지 궁금하지요?
제가 좋아하는 맛이 있지만 누구나 차를 마시는 취향이 다릅니다
물을 부을 때부터 올라오는 향이 보이차가 아니라 반발효차를 우리는 듯합니다
깊이가 얕고 폭이 넓은 잔을 썼더니 탕색이 옅어 보이지만 차의 맛은 아주 濃합니다
입 안에서 미끌거릴 정도로 진하게 다가오는 것이 경매산 차의 특징인 것 같습니다
6년의 세월 속에 익어가는 맛이 묘하게 다가옵니다
떫은 맛이 좀 있긴 하지만 부드럽게 혀로 목구멍으로 차가 전체적으로 바르듯이 넘어갑니다
그리고 입에 남는 향과 함께 빈 잔에서 聞香을 할 수 있을 정도로 향이 매력적입니다
엽저는 아직 갈색이기보다 녹색이 더 많아보이지만 점차 변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차가 곤명이 아니라 습도가 조금 더 높은 곳에 있었다면 더 익은 모습을 보였겠지요
이 차가 더 익을 때까지 기다리며 두고 볼 수가 있을까요?
문향은 맛보다 향기가 좋은 반발효차로 하는 것이지만
마신 후 빈 잔이나 차를 우린 뒤 개완뚜껑으로 맡아 보는 향기가 아주 좋습니다
이 향을 어떤 향이라고 해야할까요?
이런 귀한 차를 만나는 건 그냥 인연이라 할 밖에요
제가 좋아하는 경매산 차, 게다가 '03년, 고수차, 일련번호가 찍힌 차, 100g 전차...
이런 귀한 차는 나누어 마셔야 할까요? 숨겨 놓고 혼자서 마셔야 할까요?
차를 만나기 위해서는 차보다 사람과의 인연이 우선이라는 생각이 더욱 간절해집니다
그 사람이 좋아서 글을 쓰고 댓글을 붙이고 답글을 달고 그러면서 제 차살림은 더욱 풍요로워집니다
차를 나누어주신 바람의 꿈님께 감사드립니다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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