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설자의 에세이 차이야기 0928
아내의 차
부부가 함께 차를 마시기를 좋아하는지요?
혼자 차를 좋아하다보니 눈치를 보면서 차생활을 하지는 않습니까?
저도 사실은 아내가 차를 즐기지 않아서 눈치를 봐가며 차생활을 하는 편입니다
그렇지만 오늘도 아내 곁에서 앉아서 밤 차를 마십니다
저녁을 먹고 거실에서 아내는 드라마에 눈길을 주고 저는 차를 우립니다
오늘도 밤차는 아내를 생각해서 엄선한 숙차를 우려 봅니다
'96 숙전과 '98 숙병 그리고 '05 소숙병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려고 합니다
소숙병의 매력은 단맛에 개완 뚜껑에서 문향을 하면 묻어나는 달콤함입니다
하지만 입 안에 꽉차는 두터운 맛은 좀 덜한 편이지만 경발효 숙차임을 감안하면 가볍게 마실 수 있는 차입니다
'98 숙병은 중발효 숙차로서 입안에 가득 담겨오는 잘 익은 맛이 참 좋습니다
그럼에도 떫은 맛이 다소 느껴지지만 차의 본성인 폴리페놀 맛이니 어쩌겠습니까?
'96 숙전도 두터운 구감이 만족스럽게 다가오지만 역시 떫은 맛이 부담이 됩니다
그런데 오늘은 차의 맛을 이야기하려고 글을 시작한 건 아닙니다
아내와 함께 마시는 차를 내는 걸 글제로 삼았습니다
부부가 같이 차를 즐기시는 분이 많은 지 모르겠습니다
특히 늦은 밤의 차 마시기에 아내는 좋은 차 벗이 아닙니다
아내는 몇 잔만 마셔도 새벽에 꼭 잠이 깨어 화장실에 가야한다고 두 잔 이상은 잘 마시지 않습니다
그래서 혼자서 한 종류 이상의 차를 마시려면 아무리 양을 적게 잡아도 차를 채 다 우리지 못하지요
그래서 아이디어를 낸 것이 마실 양을 제외한 남은 차는 유리병에다 모읍니다
오늘도 이만큼 병에 차가 만들어졌습니다
좀 진하게 우렸는지 탕색이 예쁘지는 않네요^^
이 차는 내일 아침 PET병에 담겨서 아내의 승용차에 실립니다
내일 하루종일 아내가 일하면서 마실 '아내의 차'이지요
저는 하루 마시는 양이 몇 리터가 되지만 아내는 한 두 잔 밖에 안 되는데 이렇게 하니 많이 마시게 됩니다
밤마다 차를 우려 저 혼자서 마시고 있지만 얼마 가지 않아서 아내도 차맛을 알아 같이 마시게 되겠지요
이렇게 매일 차를 같이 마시기 위해서는 보이차가 주는 좋은 효과를 아내도 보아야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이런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었지요
차생활하기를 주변에 권하는 일,,
우선 가까운 가족들이 차를 함께 마실 수 있도록 애써야겠습니다
무 설 자
'茶 이야기 > 에세이 차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디에서도 차를 마실 수 있다 (0) | 2009.05.03 |
---|---|
항아리에 숙차를 가득 채우고 (0) | 2009.04.26 |
횡설수설...무설자의 至味無味 보이차 우리기 (0) | 2009.04.04 |
엄두를 못내던 생차 마시기 (0) | 2009.03.21 |
차를 멀리하게 하는 13가지 (0) | 2009.03.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