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짧은 차 이야기

보이차 나누며 마시기

무설자 2009. 4. 19.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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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밭 새벽편지에서 퍼 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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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설자의 에세이 차이야기 090419

보이차 나누며 마시기

 

 

내가 차를 마시는지 모시는지 모르겠다고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다구를 제대로 갖추어야 하고 마실만한 차도 이 정도는 되어야 마실 수 있다고 여기면 차를 마실 수 있는 사람은 소수로 한정될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그런지 보이차를 마신다고 하면 주변에서는 무슨 대단한 사람을 보는듯이 대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가격이 착한 숙차를 여유있게 사서 주변 사람들에게 나누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사무실이 있는 빌딩 주차관리 아저씨께 숙차 한편과 표일배를 드렸습니다. 일흔이 넘은 분이 작은 박스 안에서 하루종일 커피만 마시기에 마음을 내었답니다.

 

차를 받아든 아저씨는 '이 귀한 차를...' 하시면서 감동에 가까운 반응을 보입니다. 귀한 차가 아니라고 몇 번을 말씀드렸는데도 표일배에 한번 넣으면 며칠을 우려 드신다고 합니다. 그리고 며칠 뒤에 담배를 피는 분이라 가래가 심했는데 많이 좋아졌다고 하시면서 고마워 하십니다.

 

사실 보이차는 보리차처럼 편하게 마실 수 있는 음료 아닙니까? 예를 갖춰서 마셔야 될 자리도 있지만 그냥 끓는 물만 있으면  마시는게 차인데 '차'라 이름 붙이면 다들 어려워합니다. 비싼 차라해도 마실 기회가 적으면 편하게 마시는 차보다 못하지요

 

정말 좋은 차를 곁에 두고 마실 수 있는 것도 큰 복이라고 생각합니다. 보이차는 값싸게 구입할 수 있으니 나눌 수 있는 차로 주변에 자주 나눌 수 있는 것도 복이지요. 어렵게 생각하면 한없이 어려운 게 '보이차 마시기'지만 '이보다 더 편할 수 없다'라고 마실 수 있는 것도 보이차이지 않습니까?

 

기본이 되면서 가격도 착한 보이차는 제게 계속 필요할 듯 싶습니다.

그런 보이차를 찾으면 꼭 연락 주십시오^^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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