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짓기 3

싱글맘이 짓는 단독주택 13-우리집은 꼭 지어서 살아야 하기에

단독주택을 지어서 살아 보려고 하는 생각을 가진 사람은 적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계획을 실행으로 옮기지 못하고 만다. 단독주택을 지어 살고 있는 분들은 너무 깊이 생각하는 게 실행에 옮기는 걸림돌이라고 말한다. 일리 있는 말이지만 집을 짓는다는 걸 짧은 생각으로 할 수 있을까?      단독주택만 수십 채를 설계했지만 이번 작업은 다른 집에 비해 특별하게 힘이 들었다. 대지 조건도 그러했지만 건축주가 꼭 집을 지어서 살아야 할 이유 때문이기도 했다. 그려서 지우고, 다시 고쳐서 그리는 작업을 몇 번을 반복했는지 모른다. 이제 쉽지 않았던 설계를 마무리하고 시공 일정을 조율하면서 그동안 이루어졌던 과정을 돌아본다.        공사에 앞서 설계, 설계 작업 이전의 생각      단독주택을..

자연과 어우러지도록 짓는 집

무설자의 행복한 삶을 위한 집 이야기15 자연과 어우러지도록 짓는 집 옛 선비들은 작은 집에 청빈하게 사는 것을 덕목으로 삼았다고 한다. 이를 일컬어 근근이 비를 가린다는 뜻의 비우(庇雨) 사상이라 하는데, 일례로 '지봉유설' 등 명저를 남긴 석학 이수광이 그 사상과 유적을 남기기 위해 주춧돌 위에 조촐하게 초우를 복고하여 그 당호를 비우당(庇雨堂)이라 불렀다는 일화가 있다. 그와 같은 사상은 '십 년을 경영하야 초려삼간 지었나니/ 반 칸은 청풍이요 반 칸은 명월이라/ 강산은 들일 데 없으니 둘러 두고 보리라.'라고 노래한 사계 김장생의 시에 잘 나타나 있다. 집은 비워져 있고 오히려 집 주변의 청풍명월이 집을 채운다. 거기서 집은 한 그루 나무처럼 자연의 일부로 존재한다. 소월은 또 이렇게 노래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