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사랑 10월이 거의 끝나갈 무렵, 부산에 살고 있는 친구 집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다음 날 나는 사정이 있어서 일찍 기차를 탔다. 피곤한 나는 자리에 앉자마자 잠을 청했지만 사람이 많아서인지 쉽게 잠들지 못했다. 얼마나 흘렀을까? 잠시 정차했던 청도역을 지나면서 비어 있던 내 뒷자리에서 이야기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와! 벌써 겨울인가? 낙엽이 다 떨어졌네. 근데 낙엽 덮인 길이 너무 예쁘다. 알록달록 무슨 비단 깔아 놓은 것 같아. 밟아 봤으면 좋겠다. 무척 푹신 할 것 같은데." "저 은행나무 정말 크다. 몇 십 년은 족히 된 것 같은데? 은행잎 떨어지는 게 꼭 노란 비 같아." "여긴 포도나무가 참 많네. 저 포도밭은 참 크다. 저 포도들 다 따려면 고생 하겠는데." "저기 저 강물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