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210906 옹기항아리와 보이차 사무실 내 방에는 옹기항아리가 하나 놓여 있다. 얼핏 보면 화장기 없이 햇볕에 그을려 나이를 알아보기 어려운 시골 아낙 같아 보인다. 아마도 살며시 품에 감기듯 안을 수 있는 허리 잘록한 아가씨 같다면 내 손에 올 수 없었을 것이다. 울퉁불퉁 순박한 모양새가 어디에 두어도 눈에 잘 띄지 않아서 부담 없어 보인다. 오래 전 포교당 설계를 진행하면서 뜯어낼 집 베란다 한 쪽에 버려져 있었던 것을 사무실로 가져왔다. 사무실에 항아리가 무슨 필요가 있을까 싶지만 보이차를 마시는 내게는 요긴하게 쓰이고 있다. 옹기항아리는 어떻게 쓰이고 있을까? 사무실의 내 방은 설계를 하는 작업공간이자 방문하는 손님을 맞는 접견실도 되고 차를 마시는 다실이기도 하다. 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