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일흔이 다 된 지인과 점심을 먹었는데 자식에 대해 푸념과 함께 긴 한숨을 내쉬었다. 그의 이야기를 들으니 우리네 가족의 현실이 심각한 정도를 넘어 위기에 봉착했다는 걸 실감하게 되었다. 그분은 슬하에 삼남일녀를 두었는데 다 출가를 시켰는데 아직 손주를 하나도 보지 못하고 있다며 고개를 저었다. 옆에 앉아있던 분은 한술 더 뜨는 말로 마흔이 지난 딸 둘이 다 비혼주의라고 한다. 이 두 분만 해당되는 이야기라면 위로하는 말로 그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자식들의 결혼과 손주를 포기하고 있다는 분이 적지 않으니 우리나라의 가정이 무너지고 있는 게 아닌가? 노총각, 노처녀라는 말이 아직 사전에 남아 있지만 머지않아 사어死語가 되지 않을까 싶다. 결혼 적령기라는 말 자체가 의미를 잃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