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연회 2023년 2월 다회후기
숙차 알아보기
벌써 2월, 유난히 추웠던 올 겨울도 절기는 피해 갈 수 없나 봅니다. 우수를 앞두니 봄기운이 완연한 봄비 오는 날의 2월 다회에 다우들이 모였습니다. 가족 여행으로 마음만 참석한 서영님, 일정이 겹친 묵향님과 상희님만 불참하고 여덟 분의 다우님이 함께 했습니다.
2월 다회는 박가이버 님이 스폰서로 맛있는 저녁을 쏘셨습니다. 서구 일등 중화요릿집 ‘담’에서 탕수육에 가지덮밥으로 맘까지 꽉 채운 저녁을 먹었습니다. 박가이버 님, 복 받으실낍니더~~~ ^^
의령이 근무지라서 다회 시간에 맞춰 참석하기가 어려운 선영님, 근무 일정을 잘 조절해서 저녁도 함께 하고 의령특산품인 망개떡까지 다식으로 챙겨 와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습니다. 차와 인연이 된 지 오래되지 않아서 아직 찻자리가 익숙치 않을 텐데 차 마시는 재미를 알아가는가 봅니다. 차는 소확행이지요.
2월 다회 주제는 ‘숙차 알아가기’입니다. 보이차의 종류를 나누는 첫 번째가 생차와 숙차지요. 1974년에 숙차가 개발되면서 비로소 보이차가 전 세계로 알려지게 되었지요. 1975년에 양산체제로 들어가게 되었는데 숙차의 기준이라고 하는 대익‘7572’가 대표적인 차라고 하겠습니다.
2월 다회는 ‘숙차 알아보기’라는 주제에 맞춰 숙차에 대한 개괄을 먼저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숙차가 개발된 배경은 홍콩과 광동의 기후 조건 때문에 보관 과정에서 생차가 발효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생차의 떫고 쓴맛 때문에 인기가 없었는데 발효되면서 달라진 향미로 홍콩에서 인기를 끌게 되었지요. 사실 덥고 습한 기후에서 생긴 곰팡이가 만든 발효차는 정상적인 향미는 아니었지만 싼 차가 필요했던 홍콩에서는 대중적인 수요가 형성되었지요.
이런 대중적인 발효 생차의 수요에 운남성은 발효차 연구에 들어갔고 1974년에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보이차 세계화의 신호탄이 된 셈이었지요. 기존의 보이차가 운남성에서도 인기가 없었는데 숙차가 나오면서 중국 대륙은 물론이고 세계인이 마시는 차가 되었습니다.
숙차의 기준이라고 하는 대익 ‘7542’, ‘7562’를 먼저 마셔보고 숙차가 발전되면서 근래의 프리미엄급 숙차까지 마셔보면서 숙차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7542’는 제품이 출시된 1975년에서 ‘75’를, 그다음은 ‘7’은 찻잎이 1등급에서 9등급까지 있는데 ‘7 등급’을 썼다는 얘기지요. 마지막 ‘2’는 차창 고유번호입니다. 정리를 하자면 1975년에 제품을 출시했고 7등급의 찻잎을 써서 만든 맹해차창 차라는 얘기입니다.
상희님이 보내온 2010년 산 7572를 마시고 한 등급 위 모료를 쓴 혜원 님이 제공한 7562를 마셨습니다. 십 년이 지난 ‘7572’와 ‘7562’는 과연 숙차의 기준이라고 할 만하게 풍미가 좋았습니다. 이어서 맹해차창 대익패와 쌍벽을 이루는 해만차창 노동지의 프리미엄 숙차인 ‘금전’을 마셨습니다. 또 제가 좋아하는 숙차 넘버3 정도로 아끼는 고산교목을 마시고 마지막 차로는 고수차 시대에 맞춰 나온 대평보이의 ‘비경’을 마시며 진화하는 숙차의 최신판을 맛보았습니다.
노동지 금전은 노동지 숙차의 회심작이라고 할 수 있는데 다우들도 대익과는 다른 향미의 프리미엄 숙차에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대평보이에서 출시한 고산교목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고수숙차인데 다우들의 반응도 비슷했습니다. 진득한 탕감에 질금 맛의 단맛이 손이 절로 가게하는 최고의 숙차입니다. 마지막 차로 마셨던 ‘비경’은 숙차가 싼 차가 아니라는데 거의 공감했습니다. 7572에서 30의 맛을 느꼈다면 금전에서는 50, 비경을 마시면서 100의 향미를 즐길 수 있다고 하면 결론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7572로 대표되는 숫자급 숙차는 집밥처럼 마시는 일상의 음료로 봅니다. 구입가에서 편당 5만 원 정도라면 부담 없이 일상의 차로 마실 수 있지요. 프리미엄 숙차로 특별한 향미를 즐기려면 편당 10만 원 이상 지불하고 구입하면 되겠습니다. 이제 숙차도 고수차급으로 나만의 차로 선택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2월 다회의 주제로 ‘숙차 알아보기’는 이렇게 정리하고 3월 다회의 주제를 예고합니다. 봄맞이 다회인 다연회 3월의 찻자리는 ‘노차 알아보기’로 정했습니다. 보이차를 마시면서 노차는 그야말로 환상의 차로 상상만 할 뿐 제대로 마셔본 분이 드물 것입니다. 3월 다회에서는 어떤 노차를 맛볼 수 있을까요? 저도 기대해 보며 3월 다회를 기다려봅니다.
무 설 자
'茶 이야기 > 다연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연회 2023년 4월 다회 후기-홍차에 빠지다 (0) | 2023.05.01 |
---|---|
다연회 2023년 3월 다회후기-노차 알아보기 (0) | 2023.03.21 |
다연회 2022년 송년다회 후기-늘 오늘만 같기를 (2) | 2022.12.19 |
다연회 2022년 11월 다회 후기-대평보이 정기구독 11월의 차를 마시며 (0) | 2022.11.22 |
다연회 2022년 시월 다회 후기-秋色之茶, 숙차와 홍차를 마시다 (2) | 2022.10.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