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설자의 짧은 차 이야기 210813
녹차토마토스튜와 막걸리 한 잔
요즘 요리에 취미를 붙여서 자주 우리집 끼니를 책임지고 있다. 처음에는 누구나 그렇지개겠만 라면을 제대로 끓아는 게 수습과정일 것이다. 그 다음이 부대찌개였고 이어서 계란말이, 김치찌개도 식구들에게 맛있다는 찬사를 받고 있다. 최근에는 토마토 요리에 폭 빠져서 래시피 열공 중이다.
토마토 요리는 재료만 다듬으면 그 다음 과정이 간단해서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 쇠고기를 넣으면 쇠고기 토마토스튜, 해물을 넣으면 해물 토마토스튜, 채소만 가지고 만들면 채소토마토스튜이다. 이달에는 내 저녁메뉴가 토마토스튜인데 뱃살 좀 빼보려고 밥 없이 부지런히 먹고 있다. 토마토스튜를 만들면서 넣는 식재료에 녹차를 넣고 있다.
녹차는 유통기한 표기가 보통 2년 정도로 표기되어 있다. 하지만 해가 바뀌면 또 햇차가 나오는데 작년 차를 왜 구입하겠는가? 그러나 음용 가능한 기간은 개봉하지 않으면 몇 년이 지나도 괜찮다. 다만 향미가 떨어지면 손이 잘 가지 않으니 그것으로 음용 가능기한은 종료되는 것이다.
차를 잘 드시지만 나같이 차하마는 아닌 선배가 보내온 쌍계명차의 벽소령인데 유통기한에서도 3년이 지난 차였다. 선배께서 이를 모르고 보낸 것이 아니라 아주 귀한 차일듯 해서 처분은 알아서 하라는 말도 덧붙였다. 자개옻칠 느낌의 나무상자를 여니 비단 느낌의 주머니가 있고 그 안에 60g 한 봉지가 들어 있다. 내가 알기로는 우리나라 녹차 중에 최고일 것이다. 궁금한 마음에 거창한 포장을 열고 차를 내어 우려보니 역시 향미가 떨어져서 이름값을 하지 못할 상태였다.
버리기는 아깝고 마시자니 이미 차맛을 잃어버린 벽소령이 나의 저녁메뉴를 만드는데 일조를 하게 된 셈이다. 사실 우려 마신 녹차잎을 냉장고에 보관해 두었다가 토마토스튜에 넣어서 나만의 맛을 즐겨왔었다. 우려 마시고 난 찻잎을 마무리하는 노하우가 어떻습니까?
자꾸 나오는 뱃살 걱정에 다이어트를 한답시고 저녁밥 대신에 토마토스튜를 먹지만 반주로 막걸리 한 잔은 빼 놓을 수가 없다. 아무리 한 잔 정도라지만 열량이 높은 막걸리가 괜찮을까? 하지만 반주 한 잔의 즐거움까지 염려한다면 소소한 즐거움이라는 소확행이 아닐테니 확실한 행복을 위하여~~~ㅎㅎㅎ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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