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에세이 차 이야기

지금 마시는 보이차는 만족스러운가요?

무설자 2018. 8. 2.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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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설자의 에세이 차 이야기 1104

지금 마시는 보이차는 만족스러운가요?

 

 

 

보이차는 같은 년도에 만들어진 차라도 세월이 지나면서 각기 다른 맛으로 변해갑니다.

100 종류의 차가 100 곳의 다른 장소에서 보관되었다면 10,000 가지의 다른 차가 되었다고 볼 수도 있지요.

10년동안 그 차들이 계속 만들어졌다면 10만 종류의 다른 차가 나오는 것입니다.

 

이렇게 보이차는 그 독특한 특성만큼 차값도 천차만별로 제각각으로 매겨집니다. 

모르면 돈을 더 주고 사라고 하지만 무턱대고 구입한 사람들은 뒤에 후회할 수도 있습니다.

보이차를 몇 년 마시다보니 내가 좋아하는 맛을 가진 차가 꼭 비싼 차만 있는 것은 아니더군요.

 

브랜드가 있는 차와 무명차창의 차, 진기가 높은 차와 신차,

대지차와 고수차는 의외로 가격대가 꽤 벌어집니다.

우선 그 차이를 잘 알아야 하며 인정한 가치 그만큼 지불해야 하는 돈을 결정하면 되겠지요.

차를 구입하는 기준은 누구나 다 다르기에 내가 마실 차를 돈에 맞춰 현명하게 잘 선택해야 할 것입니다.

   


 보이차와 많이 닮았다는 와인 이야기를 잠깐 해볼까 합니다.

 

제가 아는 와인 전문가인 소믈리에가 이런 얘기를 하더군요.

그 해 출시되는 와인 한 병이 몇 백만원씩 하는 것도 있는데 그 가격의 근거는 이렇답니다.

질 좋은 포도나무 한 그루에서 몇 병만 만들 수 있는 포도를 남기고

나머지는 낙과를 시켜서 잘 익은 포도로 원료를 선택한다고 하더군요.

 

그 와인은 만드는 원료인 포도의 가치부터 그렇지 않은 것과는 큰 차이가 나는 것이지요.

만드는 과정에서도  명품을 만들기 위한 정성이 대단할 것임은 자명할 것입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명품 와인은 그 가치를 알아주는 극소수 소비자의 몫으로 돌아갑니다.

 

다시 차로 돌아와서 요즘 주목받고 있는 오래된 교목 차나무 잎으로 만든 고수차를 예로 들어 봅시다.

그 차나무는 명품차를 만들기 위해 봄에만 찻잎을 채취하고

여름, 가을에는 생태 환경을 잘 유지하며 관리를 합니다.

키 큰 나무이기에 사람이 나무 위로 올라가서 찻잎을 채취하기에 생산량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이 차를 구입하는 분은 자연 그대로 몇백 년을 자란 보이차의 기운과 영양을 마시는 즐거움을 누릴 것입니다.

와인은 병에 그 내용물에 관한 정보가 자세하게 나와있지만

보이차는 그렇지 못하기에 차를 만드는 이를 믿을 수밖에 없습니다.

고수차의 가치를 알아 찾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찻값도 오르고 진품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높아갑니다

 

우선 내가 마실 차이기에 차를 선택하는 노력과 지불해야 하는 찻값도 잘 결정해야 합니다.

만약 가격이 싸면서도 좋은 차를 원하신다면 좋은 차를 얻을 수 있는 확률은 낮아질지도 모릅니다.

무조건 비싼 차를 사면 된다고 생각한다면 속을 확률 또한 높아지겠죠.

 

두 경우가 다 스스로 찾는 차를 찾으려고 애쓰는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누구에게나 좋은 차가 없지는 않겠지만 기호품이기에 내게 맞는 차를 찾는 수고를 해야 합니다.

그래서 보이차를 마시는 초기에는 여러 경로를 통해 다양한 차를 많이 접하면서

많이 마셔 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보이차는 맛이 뚜렷한 차가 아니기 때문에 내가 즐길 차를 찾기 위해 많이 마셔보는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정직한 차가게를 추천 받아 자주 찾고, 다회에 참석해서 선배 다인들과 함께 차를 마셔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그렇게 내게 맞는 차를 찾았다면 그 차에 매겨진 차값을 마음 편하게 받아 들일 수 있을 것입니다.

 

보이차는 알면 알수록 흥미롭고 마시면 마실수록 또 다른 맛이 다가옵니다.

아는 만큼 차에 투자되는 부담이 늘어가지만 소비가 아니라 투자라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그래서 보이차에 대해 확신이 서기 전에 성급하게 많은 돈을 들이면

그것은 투자가 아니라 투기가 되고 말겠지요.

 

보이차를 제대로 알아 현명하게 구입하는 사람들이 늘어나야만 좋은 차가 많이 공급될 것입니다.

싸면서 좋은 차를 구하기도 어렵지만 좋은 차가 꼭 비싼 차일 이유 또한 없습니다

제가 보이차를 마시면서 즐거운 것은 지금도, 앞으로도 마실 좋은  차가 자꾸 늘어난다는 것입니다.

  

 

 

 

 

 

 

 

 

 

 

 

 

 

 

 

 

 

 

 

 

 

 

 

호자급도 아니고 인자급도 아니지만 茶欌(차장)에 가득한 맛 있는 차를 생각하니 흐뭇해집니다

차를 찾기보다 좋은 차를 마시는 사람을 찾는 것이 좋은 차를 만나는 저만의 비결입니다.

좋은 차를 찾아내는 더 좋은 방법이 있으신가요?

 

 

무 설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