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에세이 차 시음기

금봉차를 마시며 다우를 떠올리다

무설자 2015. 2. 22.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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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설자의 에세이 차 시음기

금봉차를 마시며

 

 

 

진주에 사는 다우가 보내주셨던 금봉차를 우립니다.

진즉 우려 마셨어야 했는데 아껴 둔다고 한쪽에 두었다가 잊고 있었습니다.

녹차는 그해에 마시는 것이 좋고 두 해를 넘기면 제맛을 잃어 버리고 맙니다.

 

한 해는 족히 넘겼으니 아마도 금봉차라는 이름에 걸맞는 향미를 음미하기는 어려울듯 합니다.

그런데 소포장으로 나누어 적은 양을 보내온 차이니 어떤 차인지 검색해 보았습니다.

금봉차라...금봉차라...

 

 

경남 하동에 위치한 금봉사의 단제스님이 제조한 지리산 야생차인 금봉차(http://www.금봉차.kr/)는

열 번을 우려도 차의 은은한 향을 잃지 않는 명품 녹차로

한경닷컴이 주최하는 2011년 중소기업 브랜드 대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명품차가 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녹차의 고향 하동에서 한국명차(名茶)가 탄생했다.

금봉사 주지스님인 단제스님의 지리산야생차, 금봉차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단제스님은 세계적인 찻잎을 만들기 위해 40년이 넘도록 꾸준히 차에 대해 연구한 결과

비타민, 글루타민, 대아민 성분이 풍부한 금봉차의 차 제조방법에 대한 특허권을 따내고,

녹차농가에 유포하여 명품녹차의 발전과 한국 명차의 개발에 기여했다.

또한 녹차에 대한 연구를 통해 즉석 녹차볶음밥의 제조방법을 개발하여 특허를 따내기도 했다.

세계인들의 음료로 자리잡고 있는 커피처럼 녹차를 세계화 시키기 위해서는 차 문화도 바뀌어야 한다고 단제스님은 말한다.

단제스님은 수십 년간 선방생활을 하면서 차의 진정한 맛을 아는 노스님으로부터 녹차의 재배, 수확, 발효방법에 관한 지식을 전수받았다.

전수받은 지식을 녹차 생산 농가에 알려 한국의 녹차를 세계적인 명품, 한국명차로 만들겠다는 것이 단제스님이 품은 큰 뜻이다.

금봉차를 만든 금봉사 단제스님은 농약 파동 이후 한 바탕 고초를 겪은 녹차농가를 위해 금봉차를 제조하는 비법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금봉차가 한국명차, 세계적인 명차가 되기 위해서는 대중화가 시급하다는 판단과 어려운 농가의 상황이 맞물렸기 때문이다.
금봉차는 농약과 기타 인공적인 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 찻잎이다.

일반적인 차에 비해서 수확량이 3~4배 가량 많기 때문에 녹차 농가의 소득을 올리는 데에도 적합하다.

금봉차는 한국명품녹차, 세계의 명차가 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를 지니고 있다.

바로 차의 향과 맛이다. 단제스님은 명품녹차가 가져야 할 덕목에 대해 열변을 토한다.

제대로 된 명품녹차라면 열 번을 우려내도 같은 맛이 느껴져야 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일반 녹차들은 세 번 정도 우려내면 녹차 고유의 맛이 없어지는 데 반해 금봉차는 열 번을 우려도 향을 간직하고 있다.

또한 좋은 차는 마시고 나면 입안에서 단침이 나온다고 한다.

입에서 분비되는 단침은 초 살균력을 가지고 있어 뱀의 맹독도 희석시키며 신장의 냉기를 없애 혈기가 따뜻해져 갱년기 현상을 물리치는 데 효과가 있고 항암효과가 크다. 금봉차는 치매 예방, 학습효과, 기억력 증진, 암예방, 콜레스테롤과 지방을 낮추는 효과, 항산화효과로 노화를 방지해주며, 시력과 청각이 밝아지는 효과가 있다.

-한국경제에서 베껴옴

 

 

이렇게 유명한 차를 아직 몰랐다니 차를 마시는 사람으로 부끄럽습니다.

보이차 위주로 차를 즐기다보니 우리차에 대해 관심이 적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렇게 언론에 주목을 받고 우리 차의 미래를 금봉차에 걸고 있는데 말입니다.
 

 

우리집 거실 탁자 한켠에 놓인 차코너의 다구 세팅입니다.

차기정 장인의 옻칠목다선과 개완 하나만 있으면 그만입니다.

진주 다우께서 보내신 한 15g정도되는 금봉차 샘플 포장이 보입니다.

 

 

이렇게 황금색 봉투에 담아서 멋들어진 필체로 금봉차라고 써 주셨습니다.

흰 봉투에 대충 담아 주셨으면 받은 즉시 마셨을텐데...

시간이 꽤 지나서 이미 제맛을 보기는 틀렸을 것 같지만 마셔 봅니다.

 

 

퇴수물이지만 옻칠 목다선에 담긴 개완의 그림이 빛나 보입니다.

뚜껑은 깨졌지만 이 개완이 제가 가장 즐겨 쓰게 되는 건 손에 익숙해진 탓이 가장 크지요. 

차호보다 즐겨 쓰게 되는 개완, 중국차를 즐겨 마시며 실사구시를 배운 셈입니다. ㅎㅎㅎ

 

 

어라~~~?

마른 차를 넣고 물을 부으니 어린 잎과 함께 줄기까지 들어 있는 것이 보입니다.

금봉차의 특별함이 잎만 쓰지 않고 줄기를 써서 저온숙성 과정을 거쳐서 제다를 한다고 했습니다.

 

 

차를 마셔 봅니다.

만든지 좀 지나서 그런가 녹차 특유의 싱그런 향은 덜하지만 쌉쓰레한 맛이 좋습니다.

단맛은 바탕에 깔려서 기분좋은 쓴맛이 입안을 돌면서 단침이 계속 나옵니다.

 

 

저온 숙성을 거쳤다는 특별한 제다과정 때문인지 일반 녹차와 다르게 다섯 탕을 우렸는데도 향미가 유지됩니다.

아마도 어린 줄기가 들어있는 이유도 여러 탕을 낼 수 있는 이유인지 모르겠습니다.

어리디 어린 잎과 가는 줄기가 만들어내는 특별한 향미와 내포성에다 유기농 차가 주는 건강한 차,

금봉차라는 우리나라 차를 만나서 반갑습니다.

 

셀 수 없이 다양한 중국차에 빠져 있다가 특별한 우리차를 알게 되어 참 기쁜 날입니다.

금봉차,

묵히지 않은 제맛을 맛볼 수 있도록 구입해서 새로 마셔 보도록 하겠습니다.

 

 

무 설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