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에세이 고찰순례

정족산 전등사 순례기 2

무설자 2009. 8. 30.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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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등사는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단장하는 불사가 한창이었습니다

불사를 한다고하면 긍정적인 부분과 우려하는 부분이 함께 교차합니다

불사를 바라보는 시선은 그렇게 곱지 못하다는 것을 절에서 알아주면 좋겠습니다

 

그 중 하나는 날림공사라는 것입니다

몇 백년을 물려온 집과 요즘 지은 집을 비교해 보면 확연하게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석재를 가공하는 것에서 요즘 집은 무심함의 극치를 달립니다

 

대패로 민듯이 깎아낸 석재의 면과 손끝을 갖다대면 베일 것 같이 날카로운 면처리가 그것입니다

자연적인 느낌이 완전히 배제된 경제성만 따진 집짓기에서 괜한 배신감을 느낍니다

다행스럽게 전등사는 총무스님께서 전통건축의 조예가 깊어서 여법하게 불사가 되고있다고 합니다

 

 

 

연못도 없는 전등사에 핀 연꽃

작은 연지를 만들고 연꽃을 피우는 이 정성이면 전등사는 언제 오더라도 편안한 절일 것이라 생각해 봅니다

처염상정處染常淨이라는 연꽃의 이미지처럼 누구든 절에 오면 이 연꽃을 보며 청정의 의미를 알았으면...

 

 

 

 

 

전등사를 특별한 절로 이미지화 시키는 또 하나의 유산이 정족산 사고입니다

 이 사고는 1678년(숙종 4)에 실록을 보관하는 사고(史庫)가 건립되었습니다

사고건립으로 왕조실록을 지키는 사찰로서 왕실의 보호 아래에 있게 되었지요

 

 이 사고장본(史庫藏本)은 1909년 서울로 옮겨져 조선총독부 분실(分室)에 보관되었습니다

 지금은 서울대학교 규장각에 소장되어 있으며. 1707년에는 유수(留守) 황흠(黃欽)이 사각(史閣)을 고쳐 짓고, 별관을 또 지어 취향당(翠香堂)이라 하고 보사권봉소(譜史權奉所)로 정했다

 

 

 

 

 

 

 

최근 중수한 취향당입니다

이곳에서 아주 특별한 만남을 가질 수 있었답니다

온라인으로 만나는 인연은 이렇게 먼 거리를 가보면 아는 사람을이 있다는 것입니다

 

 

정족산 사고의 관리사역할을 했던 건물을 최근 복원했다고합니다

翠香堂

푸른 향기의 집이라는데 어떤 향기일까요?

 

 

 

제가 친하게 지내는 카페지기의 연락으로 자리에 앉았습니다

그런데 108고찰순례단의 재적사찰인 관음사와의 인연도 닿아있으니 만남은 곧 필연임을 알게 됩니다

가야할 일정이 있는 사람들이라 잠깐 차 한 잔으로 일어서야했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사찰,

조선실록을 보관했던 사고가 있는 절,

강화도라는 특수한 위치의 사찰

 

이런 지난 이미지를 뒤로 하고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모습을 보이는 불사이기를 바랍니다

템플스테이가 많은  절에서 유행처럼개설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불교가 이 시대를 위해 여법하게 진행 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이 불사가 마무리되는 날

전등사는 어떤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올까요?

불교가 해야 할 일, 절이 있어야만 하는 이유를 아직 알 수 없는 그 답이 찾아지길 빕니다

 

 

 

 

 

 

무 설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