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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이 며칠이라도 머물고 싶은 단독주택-가랑비와 이슬비

손님이 며칠이라도 머물고 싶은 단독주택 -문으로 열려 내외부가 하나 된 ‘우리집’ 주인의 입장에서는 마뜩잖은 손님이 영 돌아갈 기색을 보이지 않는데 때마침 보슬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주인은 어서 가주었으면 하는 마음을 실어 ‘가랑비’가 내린다고 했더니, 손님은 그 뜻을 알아차렸는지 ‘이슬비’가 내린다고 응수하면서 더 있고 싶다는 의중을 전했다고 한다. 손님의 왕래가 잦았던 시절의 우스개 얘기라서 요즘 같은 아파트 살이에서는 실감이 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예로부터 집에 손님이 자주 들어야 흥하는 기운이 돌고, 객의 발걸음이 끊어지면 기운이 쇠한고 여겼다. 한옥 대문을 보면 안으로 향해 여닫게 되어 있다. 이것은 들이기는 하되 내보내지 않겠다는 뜻이 숨어 있는 것이다. 열고 닫히는 방향이 집 안으로 향하는..

창(窓), 불이 켜져야 빛나는 존재-무설자의 행복한 삶을 위한 집 이야기7

무설자의 행복한 삶을 위한 집 이야기7 창(窓), 불이 켜져야 빛나는 존재 창窓의 존재 의미를 생각해 보자. 창은 실내 공간을 쾌적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환기, 채광, 일조, 조망의 목적으로 외벽을 뚫어내어 설치한다. 그다음으로는 예쁜 집을 만들기 위해, 즉 아름다운 외관을 디자인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된다. 그래서 건축물의 창은 사람 얼굴로 보자면 눈에 해당되니 안에서 밖을 보는 기능보다 외관을 꾸미는 디자인 요소로 우선시되는 것이 보통이다. 창을 만들 때 우선순위를 따져보면 당연히 기능적인 부분이 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설계자의 디자인 의도를 따라 외관을 구성하는 요소로 쓰이고 만다. 그러다 보니 전면을 모두 창으로 내기도 하고 동, 서쪽 벽에 큰 창을 내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너무 넓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