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산리 3

단독주택 知山心閑, 주택의 외관을 배우자 혹은 애인으로 살피니

단독주택 知山心閑, 주택의 외관을 배우자 혹은 애인으로 살피니 단독주택의 얼개를 구상하면서 초점을 어디에 맞추느냐 하는 점은 무척 중요하다. 평면을 구성하는데 심도深度를 준다는 것은 이 집에서 어떻게 살지 쓰임새에 대해 고민한다는 것이다. 반면에 외관에 관심을 둔다는 건 어떤 집으로 보이느냐에 관심을 둔다는 것이니 모양새에 신경을 쓴다는 얘기가 되겠다. 단독주택을 지어서 살려고 하는 건 그 집에서 평생을 보낸다고 작정을 하고 짓는다는 것이다. 단독주택을 지어본 사람들이 십중팔구 하는 말은 다시 집을 지으면 성을 간다며 머리를 내젓는다. 집짓기는 건 백년을 내다보아야 하는 일이니 지난至難할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우리 식구가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짓는 집은 평생을 함께 할 배우자를 선택하는 것과 닮았다. ..

단독주택 知山心閑, 내 방이 편안해야 비로소 ‘우리집’

단독주택 知山心閑, 내 방이 편안해야 비로소 ‘우리집’ 건축사를 취득하던 그해에 첫 단독주택을 설계하는 기회를 얻었다. 지금은 단독주택을 흔하게 짓고 살지만 그때가 1994년이었으니 설계할 기회가 쉽지 않았던 귀한 작업이었었다. 거의 서른 해 전의 새내기 건축사는 의욕과 열정이 넘쳤을 때라 ‘단독주택이란 무엇인가?’라는 명제를 화두 풀 듯 애를 썼다. 관해헌觀海軒이라는 당호를 붙였던 그 집은 설계자인 나도 만족했지만 건축주도 그 집에서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았다. 관해헌은 일간지에도 소개가 되었고, 단행본에도 실렸으며 케이블방송이었지만 TV에도 방영이 되었으니 첫 단독주택은 성공적인 데뷔를 한 셈이었다. 관해헌을 화두로 잡아 풀어낸 결과는 이 시대의 집에 한옥의 사랑채를 들인 것이었다. 업무상 접대가 빈번..

단독주택 知山心閑, 터무니로 읽어낸 심한재心閑齋의 집터

지산리 단독주택, 심한재 설계작업기 1 터무니로 읽어낸 심한재心閑齋의 집터 ‘터무니없다’라고 하면 정당한 이유 없이 얼토당토 않는 것을 일러서 그렇게 쓴다. 터무니는 터에 새겨진 무늬를 말한다. 터무니를 본다는 것은 터가 가지고 있는 인문학적 상황과 주변의 지정학적 요소와 대지의 형태, 고저차 등을 살피는 일이다. 집터가 가지는 요모조모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외관 위주로 디자인되어 보기에 좋은 집을 지었다면 그야말로 ‘터무니없는 집’에서 살게 되는 셈이다. 집을 지을 땅, 집터를 구하는 일은 배우자를 찾는 일만큼 어렵다고 한다. 이상형으로 그리는 사람이 아니면 배우자로 삼을 수 없다고 고집하면 평생 혼자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 집도 모든 것이 구족된 집터를 찾기란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그렇기에 부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