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 이야기/에세이 차 이야기

[스크랩] 보이차, 용정차, 철관음

무설자 2005. 9. 6.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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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한국에 있는 친구가 대략적인 차 가격을 알고 싶다고 해서 다시 차시장에 가서 사진을 좀 찍어왔습니다. 내가 중국차를 좋아해서 자주 차를 사러 가다보니 조금 견식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친구들이 차를 사다달라고 부탁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중국에서 살다 보면 가장 귀찮고 힘든 일이 물건 사는 겁니다. 상도덕이란 게 거의 없다보니 손님 잘 속이면 능력 있는 거지요. 차는 특별히 심해서 모르면 무조건 바가지 쓰게 되어 있습니다. 나도 예전에 무수히 바가지 썼지요. 그런 경험이 쌓여서 이제는 바가지를 써도 심하게는 안 씁니다. 어쨌거나 나를 통해서 구입하면 한국에서 사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게 살 수 있으니 필요하면 이메일을 보내세요. 
 
먼저 다구를 보겠습니다. 중국의 다구는 그야말로 다채롭습니다. 온갖 모양의 다구를 보면 사고 싶은 맘이 저절로 생겨나죠. 가격도 몇 백원부터 몇 백만원까지 그야말로 다양합니다. 화차나 녹차는 그냥 보통 컵에 차잎을 넣고 뜨건 물을 부어 마시면 됩니다. 그러나 보이차나 철관음 같은 공부차는 다구가 있어야 합니다. 공부차의 '공부'는 열심히 공부하자는 공부도 되고, 중국무술의 뜻도 있고, '시간'이라는 뜻도 있는데, 여기서는 시간이라는 뜻입니다. 천천히 차를 마시며 담소하다보면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는 의미지요.



이건 내 맘대로 조합해본 것입니다. 평범한 차판에 평범한 차호, 찻찬, 거름망, 공배, 차 우리는 개완 등입니다. 이런 세트는 대략 2만원 정도면 살 수 있습니다. 차판은 서랍형인데, 버리는 찻물이 모이면 밑에 서랍을 꺼내서 버리면 됩니다.
 
 
 


이건 조금 비쌉니다. 대략 10만원 정도. 원목 깎아서 만든 차판에 차호도 2, 3만원씩 하는 겁니다. 다구는 차판과 차호가 비싸고 다른 것은 저렴합니다. 물론 이것보다 훨씬 비싼 것도 많이 있습니다.
 
 


이건 보이찬데 숙차입니다. 동그랗게 떡처럼 만들었다고 해서 병차라고 합니다. 위에 적은 [북경통신 22]를 누르면 보이차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해 놓았으니 참조하세요. 왼쪽이 8년 된 것인데 5만원 정도, 가운데 것은 5년쯤 된 것인데 23000원 정도, 오른쪽 것은 17000원 정도입니다. 무게는 7량(350그람)입니다.
 
 


이건 보이 생차입니다. 왼쪽이 7만원 정도, 중간이 5만원 정도, 오른쪽이 만오천원 정도 됩니다. 보이차는 숙차와 생차로 구분되지만, 교목차잎이냐 관목차잎이냐에 따라 값차이가 많이 나고, 또 심어서 기른 거냐 야생이냐에 따라 차이가 납니다. 게다가 오래 된 차나무냐 어린 차나무냐에 따라 차이가 나고, 같은 연도에 만든 같은 차라도 보관을 잘 했느냐 못했느냐에 따라 차이가 납니다. 그래서 사는 입장에서는 제대로 손해보지 않고 사는 게 무척 어렵습니다. 그래도 겉모양으로 발효의 정도를 대충 알아낼 수 있고, 맛을 보면 좋고 나쁨을 대략 알 수 있습니다. 상인들도 이런 어려움을 이용해서 어리숙한 사람에게는 왕창 바가지를 씌우는 거지요.
 
 


이건 보이숙차인데 산차입니다. 산차는 풀어헤쳐진 모양을 말합니다. 산차는 근(500그람) 단위로 파는데, 왼쪽이 13만원 정도 하고, 오른쪽이 7만원 정도 합니다. 말로는 왼쪽 것이 20년 된 것이라고 합니다. 맛을 보니 참 좋긴 합니다만, 정말로 20년이 되었는지는 장담할 수 없죠. 산차가 제일 판별하기 어렵습니다. 왜냐면 발효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5, 6년 된 것도 10년 된 것처럼 보이거든요. 그래서 웬만하면 산차는 안 사는 게 좋습니다.
 
 


이건 보이 생차로 타차입니다. 이런 모양을 타차(투어차)라고 합니다. 한 개의 무게는 100그람 정도 됩니다. 맨 왼쪽 것이 제일 비싼데 대략 15년 된 것입니다. 왼쪽부터 순서대로 16000원, 10000원, 5000원, 2600원 정도 됩니다.
 
 


이건 보이 숙차로 전차입니다. 벽돌처럼 생겼다고 해서 전차라고 합니다. 오래된 차가 아니라서 가격은 별로 비싸지 않습니다. 왼쪽부터 16000원, 7000원, 4000원, 2000원 정도 됩니다.
 
 


이것은 철관음입니다. 철관음에 한 번 맛들이면 헤어날 수가 없지요. 나도 예전엔 화차나 녹차를 많이 마셨는데 지금은 아예 사지를 않습니다. 철관음과 보이차를 주로 마시죠.
왼쪽부터  한 근에 18만원, 6만원, 2만원 정도 됩니다. 왼쪽의 철관음은 정말 좋지요. 가운데 것도 괜찮습니다. 오른쪽 것이 조금 떨어지는데 그래도 처음 마시는 사람이라면 나쁘다고 할 수 없는 품질이지요.
 

이건 다른 가게에서 찍은 철관음입니다. 오른쪽 것이 7만원, 위쪽이 5만원, 왼쪽이 23000원 정도 합니다.
 
 


철관음은 이렇게 진공포장을 해야 합니다. 1량씩 포장할 수도 있고 반 근씩, 혹은 한 근씩 포장도 가능합니다.
 
 

이렇게 대용량 포장도 가능하지요. 철관음 파는 곳에서는 진공포장하는 기계가 다 있습니다.
 
 


진공포장한 다음에 종이곽에 넣습니다.
 
 


이건 용정차입니다. 최근에 신차가 나왔죠. 가장 좋은 것은 대략 한 근에 20만원 정도 하는데 생산량이 적어서 일찌감치 다 팔렸다는군요. 그래서 못 찍었습니다. 용정차도 참 속기 쉬운 차입니다. 진짜 좋은 용정은 서호용정이고 항주용정과 절강용정은 짝퉁 되겠습니다.
왼쪽부터 한 근에 11만원, 7만원, 5만원 정도 합니다. 셋 다 올해 새로 나온 신차입니다.
 


이건 좀 싼 용정차입니다. 왼쪽이 3만원, 오른쪽이 22000원 정도 합니다.
 
 


우롱차 중에서 가장 비싼 차를 꼽으라면 대홍포를 꼽을 수 있습니다. 무이암차인데 가장 좋은 것은 시장에 나오지도 않고, 개중에 좋은 것이 대략 한 근에 20만원 정도입니다. 물론 한 근에 1만원 정도 하는 싼 것도 있습니다.




미리 예약하면 이렇게 원하는 글자를 새길 수도 있습니다. 대략 1개월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고, 제작은 강소성 의흥에서 합니다. 의흥은 바로 경덕진이죠.
이런 차호에다 찻잔 6개, 공배 한 개를 세트로 맞추면 대략 5만원 정도 듭니다.
 
 
 



요즘 우리 베개가 침대에 올라가는 버릇이 들어서 머리가 아픕니다. 날씨가 점점 더워지니까 겨울 나느라 촘촘했던 털들이 빠져서 온 집안이 개털입니다. 진공청소기 하나 사야겠습니다

 
가져온 곳: [북경도사]  글쓴이: 북경도사 바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