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경제신문 더봄 4

보이차를 어떻게 우려야 맛있을까?

차를 음료수로만 대하면 그저 뜨거운 물을 부어 내려서 마시면 그만이다. 이렇게 차를 편하게 우려 마시는 걸로 시작해서 습관으로 가져가는 게 일 단계라고 할 수 있다. 그다음은 찻그릇을 써서 차를 우려도 번거로운 생각이 들지 않으면 이 단계로 진입한 걸로 봐도 좋겠다. 이 단계에 들어가면 선택의 갈림길이 펼쳐지게 된다. 차를 차로 대해서 마시게 되면 어떤 차? 다기는? 찻물도 차맛에 영향을 많이 준다던데? 등등 선택하는 기준이 궁금해지게 된다. 그래서 차를 우리는데 필요한 요소를 선택하는 기준을 스스로 가지게 되었다면 삼 단계에 이르렀다고 봐도 좋겠다. 그렇지만 삼 단계부터는 개인의 취향에 달렸다고 할 수 있으니 지금은 관심을 따로 가지지 않아도 좋다. 아뭏든 다기를 써서 차를 우려 마시기 시작하면 궁금한..

포장지로 진위 여부를 감별하는 수억 원대 보이차

홍인이라는 오래된 차는 만들어진 지 80년 정도 되었는데 마실 수 있는 골동품이라고 한다. 357g 보이차 한 편에 2억이 넘는다고 하면 과연 차라고 마실 수 있을까? 만약에 홍인을 마신다고 하면 1g당 60만 원 이상이니 5g을 우리면 300만 원가량 된다고 하겠다. 그렇지만 이 어마어마한 금액의 홍인을 나도 마셔보았으니 어디 누군가는 일상의 차로 마시고 있을 것이다. 이제 고인이 된 선배는 노차를 주로 마셨는데 지병으로 죽음을 앞두고 포장지를 풀지 않은 홍인을 접할 기회를 가졌다. 그 선배도 홍인을 마셔보지 않았을 리 없지만 포장지에 싸여있는 차가 궁금하기 이를 데 없었다. 선배의 간절한 눈빛에 마음 약한 차 주인은 포장지를 열어 병면을 보게 해 주었다. 그날이 지나 얼마 되지 않아 홍인을 ..

단독주택 인문학 21 - 집에서 창(窓)은 불이 들어와야 빛나는 존재

집에서 창窓은 어떤 존재이며 그 역할은 어떠한지 생각해 보자. 집 안에서의 창은 생활환경을 쾌적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환기, 채광, 일조, 조망의 목적을 가진다. 집 밖에서 보이는 창은 아름다운 외관을 디자인하는 데 있어서 아주 중요한 요소가 된다. 건축물의 창은 사람 얼굴로 보자면 눈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눈이 작은 사람보다 큰 눈을 가진 사람이 더 돋보이니 집에서 창도 기능보다 외관을 꾸미는 디자인 요소로 더 비중을 두게 된다. 집을 설계하면서 창을 어떻게 내야 하는 우선순위는 당연히 기능적인 부분이 되어야 한다. 그렇지만 실제 작업에서 설계자는 외관 디자인에 욕심을 내기 마련이라 외관 구성의 요소로 쓰이고 만다. 그러다 보니 전면을 모두 창으로 내기도 하고 동, 서쪽 벽에도 큰 창을 내는데 주..

'단독주택 인문학' 16 - 방이 '방'이라야 집도 '집'일 수 있는 '우리집' 평면도는?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이 문구는 저 유명한 성철 스님의 법구法句이다. 어쩌면 당연한 말이지만 스님이 던지는 화두를 잘 새겨보면 산을 산으로, 물을 물로 보지 못하고 살고 있는 게 아닐지도 모르는지 돌아보게 된다. 그럼 우리는 집을 '집'으로, 방을 '방'으로 제대로 쓰면서 살고 있는지 돌아보자.      '집이란 무엇일까?'라고 화두를 들어보면 어떤 답을 할 수 있을까? 이갑수 산문집 ‘오십의 발견’에는 집이란 ‘더 이상 갈 곳이 없어지는 곳’이라 정의를 내리고 있다. 집은 밖에 있다가 들어오는 곳이 아니라 잠시 밖으로 나갔다가 볼 일을 마치면 돌아오는 곳이라고 한다. 결국 집이란 식구들이 각자 볼 일을 보러 밖으로 나갈 뿐 그 외에는 함께 있어야 하는 곳이다.     아파트라는 집은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