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경제신문 2

단독주택 인문학 14 - 대지에 집을 앉힌 배치도에서 길택吉宅이 보인다

집터를 확정했고 설계자인 건축사도 정해졌으면 집 짓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다. 집터는 법적 건축용어로 집을 지을 수 있는 땅이라는 의미로 대지垈地라고 한다. 건축 설계에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대지에 건물을 놓는 배치 작업이 될 것이다. 물론 이 작업은 건축사가 알아서 잘하겠지만 건물을 어떻게 놓느냐에 따라 집을 쓰는 효용성이 크게 달라지므로 건축주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집 짓기에서 필요한 전문가는 건축설계와 감리, 행정 업무는 건축사가 되고 공사는 시공자가 된다. 여기서 집 짓기를 전문가가 보는 관점과 집을 쓰게 될 건축주와 가족들의 입장은 다소 다를 수가 있다. 건축 설계 단계에서 건축주가 지나치게 관여하게 되면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 탓하는 오류에 빠지게 된다. 공사도 그러해서 건축주..

단독주택 인문학 13 - '우리집' 지을 땅 구하는데 5년이면 충분할까?

십 년 전, 단독주택 설계 계약을 하고 집터를 살펴보니 집을 지으면 곤란한 땅이었다. 그 땅은 산지를 택지 조성해서 만든 단독주택단지였는데 주변에는 아직 집이 들어서지 않은 공터였다. 택지의 최상부에 위치한 땅이라 동쪽으로 멀리 바다를 볼 수 있어서 분양받았을 것이다. 하지만 해당 필지의 동쪽과 남쪽 필지에 집이 지어지면 바다 전망이 없어지게 되고 남향 햇살도 제대로 들어오지 않게 되는 미래가 보였다.      설계 계약 전에 건축주와 집을 짓게 된 연유를 얘기하다 보니 형제의 의까지 맺어 특별한 관계로 설계를 시작한 상태였다. 만약에 집터의 조건이 좋지 않다는 얘기를 건축주에게 전하게 되면 어떤 결과에 직면하게 될지 모른다. 바다 전망과 남향 햇살을 다 포기해야 하는 그런 땅에 집을 지어서는 곤란하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