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 단독주택 2

이 시대의 한옥, 晳涇帥軒석경수헌 설계를 마무리하면서

석경수헌의 집터는 그림 같은 노송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남향으로 열려 있다. 서른 평 규모로 짓는 집에 300 평이 넘는 적지 않은 대지 면적이 부담스러운 작업이었다. 도로에서 4미터 정도 높이에 평지가 조성되어 있어 올라오는 경로를 결정하는데 난관을 거쳐야 했다.  300 평의 대지에 서른 평으로 짓는 집, 대지는 넓고 집을 너무 작게 짓는 건 아닐까? 큰 집은 필요치 않다고 하면서 너무 넓은 대지를 구한 건 아닐까? 집을 서른 평으로 지으면 너무 좁은 게 아닐까?  단독주택을 지어서 살아보려고 대지를 찾아보면 마음에 꼭 드는 땅이 쉽사리 구해지지 않아 애를 먹는다. 집터를 구하는데 어떤 분은 십 년이 걸렸다고 하고 그나마 빨리 구했다고 하면 사오 년이다. 소위 물 좋고 정자 좋은 땅에 내 집을 짓는 건..

단독주택 晳涇帥軒, 집의 얼개 1 - 외부공간 중심으로

단독주택 晳涇帥軒, 집의 얼개 1 - 외부공간 중심으로 300 평이 넘는 땅을 구했지만 집은 스무 평 남짓으로 소박하게 지어서 살겠다는 게 건축주의 뜻이었다. 우리 조상님들도 너무 큰 집에서 살면 그 기운에 사람이 눌린다고 하셨다. 처칠은 사람이 집을 짓지만 나중에는 그 집이 사람을 바꾸어간다고 했으니 집은 규모나 모양새보다 어떤 삶을 담을 수 있을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지금은 삼대가 한 집에서 사는 건 거의 불가능한 세상이 되었다. 손주와 조부모가 함께 지내는 모습을 보는 건 예전에는 흔한 일이었다. 우리나라가 자랑하는 대가족 가정이 이제 핵가족을 지나 일인 세대가 급속도로 늘고 있어 가족이라는 말이 무색할 지경에 이르렀다. 건축주는 ‘우리 부부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집’이라는 명제를 들고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