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설계해서 지었던 단독주택-지산심한 건축주의 부고를 접했다. 나에게는 부고가 오지 않았고 그 집의 공사를 맡았던 시공사 대표가 전해준 부고였다. 일정이 있어서 문상을 가지 못해서 고인의 명복을 빌며 생전의 그를 떠올렸다. 힘들게 집터를 구해서 서른 평의 집인데 설계 기간이 넉 달이었으니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모른다. 공사에도 지켜보았던 게 아니라 못주머니를 차고 잡부 자격으로 참여해서 지었던 집이었다. 당호를 심한재(心閑齋)라고 고인이 직접 지었는데 마음이 쉬어지지 않았을까? 2022년 말에 집을 다 지어서 입주를 했었으니 겨우 두 해나 살았나 보다. 지금 의료 수준으로도 회복할 수 없는 큰 병이라 진단을 받고 그를 찾아가서 만났었다. 얼굴이 수척하긴 했지만 표정은 어둡지 않아서 그를 환자로 보지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