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대로가 아니라 몸이 시키는 대로 -부산일보/책이 있는 풍경 2019.12.12 김 정 관 -박완서 산문집 「두부」 나는 언제부턴지 모르게 소설을 잘 읽지 않게 되었다. 창작된 이야기는 흥미롭게 몰입되다가도 작가의 의도와 부딪히게 되면 꿈에서 깨어나듯 현실로 돌아오고 만다. 박완서 선생의 소설도 읽은 적이 없었는데 단편 ‘마른 꽃’을 우연히 접하게 되면서 당신의 책을 찾게 되었다. ‘마른 꽃’은 환갑이 지난 여자의 연애담을 내용으로 한 단편인데 다 읽고 나서 소설이라는 것을 알았으니 얼마나 사실적으로 와 닿았는지 놀라웠다. 시대적인 정서에는 반하지만 꽃으로 비유된 여자가 나이가 든 자신의 나신裸身을 보게 되면서 좌절하는 대목에 탄복하면서 공감하게 되었다. 늙지 않는 마음과 예순 해를 넘긴 몸, 연인이 ..